'파격'보다 '안정' 택한 LG…V20 업그레이드판 'G6'도 잘될까?

  • 송고 2017.02.14 14:30
  • 수정 2017.02.14 13:32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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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V20 판매량 호조로 작년 4분기 북미 점유율 3위 기록

V20 기능 업그레이드한 G6로 시장 공략

LG전자의 올해 전략 스마트폰 'G6' 공개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실적 턴어라운드의 키를 쥔 G6 성공을 위해 LG전자는 일찌감치 제품 스펙을 하나씩 공개하며 마케팅에 나섰다.

작년 하반기 전략폰인 V20가 북미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가운데 V20의 업그레이드판인 G6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작년 하반기 전략폰 'V20'(왼쪽)과 올해 전략폰 'G6' 렌더링 이미지(오른쪽)

작년 하반기 전략폰 'V20'(왼쪽)과 올해 전략폰 'G6' 렌더링 이미지(오른쪽)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작년 4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38.7%), 삼성전자(20.9%)에 이어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LG전자가 2016년 4분기 총 7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14.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인 660만대, 점유율 13.9%를 웃도는 수치다.

북미에서의 이같은 선전은 V20 판매량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작년 10월 미국에 출시된 V20는 하루 평균 2만대 꼴로 팔려나가더니 출시 열흘 만에 누적판매량 20만대를 돌파하며 호조를 보였다. 전작 V10과 비교하면 약 두배 빠른 속도다. LG전자는 작년 10∼12월 3개월 간 북미에서만 약 60만대의 V20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전략폰이었던 G5가 실패한 상황에서 V20만으로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쟁쟁한 중국 업체들을 제끼고 이뤄낸 성과라 주목할만 하다.

LG전자는 이 여세를 몰아 이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하는 G6로 다시 한번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차기작에서 스스로 실패작이라 인정한 G5의 모듈형을 포기하고 배터리 일체형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방향을 틀었다.

G6는 제품명이나 출시시기 측면에서 G5의 후속작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V20와 더 가깝다.

V20는 5.7인치 대화면에 쿼드 DAC 등 프리미엄급 오디오 기능을 탑재한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 라인이다. V20은 세컨드 스크린, 광각 촬영을 지원하는 듀얼 카메라, 세계 최초 쿼드 DAC(디지털-아날로그 변환기), B&O 플레이와 협업한 오디오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G6 역시 크고 넓은 화면과 쿼드 DAC 기능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손에 쏙 들어가는 대화면'을 콘셉트로 내세운 G6에는 세계 최초 18:9 화면비율에 5.7인치 QHD+(1440X2880) 디스플레이 '풀 비전(Full Vision)'이 탑재됐다.

QHD+ 디스플레이를 제조한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전면 비율이 대체로 18:9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기존 디스플레이 비율은 16:9였다"며 "이번 G6에 탑재되는 18:9의 QHD+ 패널은 스마트폰 전체 면적을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여기에 ESS사(社)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쿼드 DAC을 탑재했다. 쿼드 DAC은 4개의 DAC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해 DAC을 1개 사용했을 때 보다 크기는 4분의 1로 줄이고 잡음은 최대 50%까지 낮춘다. 신형 쿼드 DAC은 좌우 음향을 각각 세밀하게 제어해 사운드의 균형감을 높이고 잡음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G6에는 스냅드래곤 821, 방수방진 기능, 지문인식 센서 등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스펙만 비교해보면 V20와 G6의 눈에 띄는 차이점은 배터리 착탈 여부다. V20는 배터리 분리형인 반면 G6는 일체형이다.

G6의 외관이나 기능이 G5보다 V20와 더 닮아있어 업계에서는 한때 신제품 이름이 G6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개행사 초청장을 발송하며 차기작을 'LG G6'로 공식 명명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라인을 'G시리즈'와 'V시리즈'로 확실히 구분하고 있다.

작년 7월 MC사업본부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LG전자는 조준호 사장 직속으로 주요 프리미엄 모델의 상품기획, 개발, 생산, 마케팅, 영업 등에 이르기까지 사업전반을 총괄하는 PMO(Program Management Officer)라는 조직을 신설하고 프리미엄 라인을 G시리즈와 V시리즈로 단순화했다.

다만 올해 전략폰 G6와 V20의 차별점은 크게 없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작년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검증받은 V20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시장 실패의 리스크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G5가 모듈형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단행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하면서 MC사업부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기 때문.

이에 올해는 모험보다 안정을 택했다. LG전자의 새 사령탑 조성진 부회장도 수익성을 전제로 원가, 생산, 품질 등 본질에 충실해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G6는 오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하루 앞서 공개된다. 경쟁제품인 갤럭시S8이 MWC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라 LG전자는 초기 이슈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 주가가 스마트폰 사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G6는 경쟁사 주력 제품이 지연되는 2개월간의 판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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