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기로 아시아나·에어부산, 12월에 운명 갈린다

  • 송고 2020.11.04 15:59
  • 수정 2020.11.04 16:03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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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내달 말 균등감자…"임시방편에 불과, 증자도 고려해야"

소액주주 원성…금호석유화학은 채권은행에 반대 의견서 제출

에어부산 3000만주 유상증자 추진…모기업 출자에 청신호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다음달 운명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감자를, 에어부산은 유상증자 결정을 통해 생존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각각 감자와 증자에 성공하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겠지만 여전히 유동성 확보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2월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3대 1 비율로 무상감자를 단행키로 했다. 소액주주의 지분도 똑같이 줄이는 균등감자 방식이다.


자본금은 현재 1조1161억원에서 3720억원으로 3분의 1토막이 난다. 발행주식수는 2억2320만주에서 7441만주가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액으로 발생한 7442억원으로 1조5360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을 일부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본잠식률이 56.3%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상장폐지만은 막기 위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다. 감자 기준일을 불과 60일 앞둔 것도 균등감자 결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차등감자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며 "차등감자를 하면 어느 선까지 책임을 질 것인지 정해야 하는데 기준이 불분명하고 무엇보다도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게 큰 이유였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주주 반발을 고려하면 차등감자를 택하는 게 안전한 선택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가 2년 연속 이어질 위기를 맞고 있어 상장폐지만은 막고자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균등감자는 임시방편 수단격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감자기준일 안에 결손금을 털어내지 못하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을 끄자는 것"이라며 "재무구조가 워낙 좋지 않아 증자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도 "감자를 시행하는 게 신용평가에 긍정적 요소로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새로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소 유보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며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균등감자 발표에 주주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사고친 사람과 책임지는 사람이 따로 있느냐는 원성이 나오는가 하면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균등감자 반대 의견서를 채권은행에 전달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총까지 균등감자 이슈를 끌고 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며 "소송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에어부산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도 재무구조 개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 이동은 물론 국내 여객 수요까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상반기 899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어부산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에 이어 저비용항공사(LCC)로서는 네번째로 오는 12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기간산업기금 신청도 검토 중이나 당장은 유상증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내달 30일 신주 3000만주 증자에 성공하면 에어부산은 약 891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이는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3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성공이 점쳐지고 있다.


당장은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인 유동성 확보 방안은 여전히 숙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 이후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부산지역을 꽉 잡고 있지만 가장 수요가 많은 인천에 취항하지 않아 국내여행 수요 회복에도 실적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항공업계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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