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대한항공·진에어, '이사회 중심 경영'…오너가 갑질 꼬리표 뗀다

  • 송고 2020.11.19 06:00
  • 수정 2020.11.19 16:36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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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이사회 전문성 강화

진에어, 17개 ESG 이행해 국토부 행정제재 1년 7개월만에 해제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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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윤은 그것을 가능케 한 사회에 반드시 환원돼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50년간 시민과 더불어 컸다. 글로벌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책임을 다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조중훈 창업 회장의 신념을 이어 받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SG 경영에는 다소 소극적이던 조 회장이 혁신을 가속하고 나선 것이다.


오너가 갑질논란이 일었던만큼 한진그룹은 무엇보다도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다.


이를 토대로 호텔·레저 사업 구조 개편, 저수익 자산과 비주력 사업 매각, 그룹 핵심 사업인 항공 역량을 강화해 주주 가치를 지속 높여간다는 청사진이다.


"대한항공, 개인 소유 아냐"…조원태 일침에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땅콩회항'으로 경영역량 낙제점을 받았던 대한항공은 ESG 위원회 주도 하에 지난 8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 대한 의지를 공표한 지 9개월 만이다.


특히 조 회장이 지난 2월 "대한항공의 개인 소유는 안 된다"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주주들의 의견이라면 언제든 청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 요건을 현행 '대표이사'에서 '위원회 선출'로 변경한 후, 정진수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도 신설했다. 보상위원회는 경영진의 경영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보상 수준을 결정한다. 책임 경영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이사회 전문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의 원활한 직무 수행을 돕는 회사내 지원 체계를 이사회 규정에 명문화했다. 감사계획은 보고안건에서 심의안건으로 강화했다.


지배구조 개선으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B+에서 단숨에 한계단 뛰어올랐다.


ⓒ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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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7개월 행정제재…강도높은 17개 ESG 이행으로 해제


대한항공보다 지배구조 개선에 먼저 나선건 한진그룹의 LCC(저비용항공사) 진에어다. '물컵 갑질'을 단초로 외국인이 등기임원을 역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토교통부에서 행정제재를 받았던터라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했다.


진에어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재정립 △이사회 역할 강화 △사외이사 자격 검증 절차 강화 △준법 지원조직 신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및 사회공헌 확대 등 총 17개 ESG 항목을 마련했다.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선안도 의결했다. 사외이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렸지만 모두 한진그룹과 관계없는 인물로 교체했다.


한진칼 임원이 맡았던 기타 비상무이사를 없앴고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 경영진 견제를 위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한 셈이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2018년 약속한 ‘경영 정상화 방안(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자구계획)'을 충분히 이행한 것으로 평가해 1년 7개월만인 올해 3월 제재를 해제했다.


진에어는 올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부문 A등급을 획득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A등급을 받은 건 국내 모든 항공사를 통틀어 진에어가 유일하다.


진에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선진적인 지배 구조 구축을 통해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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