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조선업 구조조정 마무리…향후 행보는

  • 송고 2020.12.29 16:07
  • 수정 2020.12.29 16:17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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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철강, 대선조선 M&A 본계약 체결…야드 일원화로 시너지 창출 및 조기정상화 추진

10년간의 조선소 주채권단 역할 마친 수출입은행 "RG 적극 발급으로 원활한 재도약 지원"

대선조선 다대포공장.ⓒ대선조선

대선조선 다대포공장.ⓒ대선조선

수출입은행이 대선조선 매각으로 10년에 걸친 조선업 주채권단 역할을 마무리하게 됐다.


대선조선의 새주인이 되는 동일철강은 효율적인 야드 활용과 시너지효과로 조기정상화를 추진하며 수출입은행은 본계약 이후에도 적극적인 RG 발급을 통해 원활한 재도약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조선은 동일철강과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대선조선 본사에서 진행된 이날 계약식은 이수근 대선조선 사장을 비롯해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 반경찬 선일회계 대표, 채상진 한국수출입은행 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수출입은행 본점은 화상회의를 통해 참석했다.


잔금 지급을 비롯해 임시주총 소집 등 물리적인 절차들이 남아있으나 본계약을 계기로 동일철강은 대선조선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인수금액은 약 1600억원 수준이며 고용승계 등의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선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일철강은 11월 인수 본계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상세실사와 공동인수인 모집 등 후속절차를 거쳐 당사자간 인수계약서 세부조건 협의를 마쳤다.


본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대선조선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일철강은 향후 야드 일원화를 통한 효율적 활용과 시너지 창출 등으로 대선조선의 조기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야드 일원화 계획에 따라 부산 영도에 위치한 1공장은 수리전문조선소로 개편되며 다대포에 위치한 3공장은 선박 신조를 전담하게 된다.


동일철강 관계자는 "이제 인수과정이 시작된 만큼 현재로서는 향후 대선조선 운영방향 등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선업계와 오랜기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긴 했으나 철강사로서 조선업에 대한 이해가 부분적인 수준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대선조선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사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 매각으로 지난 2010년 이후 10년간 주채권단으로 추진해왔던 조선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한때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글로벌 MR탱커 시장을 주도했던 SPP조선이 수출입은행의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지난 2017년 파산하기도 했으나 성동조선해양은 올해 5월 HSG 컨소시엄의 인수로 회생절차를 종결했으며 대선조선은 새주인을 찾음으로써 성공적인 중소조선사 M&A 사례로 남게 됐다.


또한 본계약을 앞두고 대선조선이 MR탱커 수주와 관련해 신청한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하고 선박 건조에 필요한 운전자금 약 5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재도약에 힘을 실어줬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중소조선사가 구조조정으로 사업을 전환하거나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성공적인 중소조선사 M&A 사례를 만들어냈다"며 "동일철강 인수 이후에도 대선조선 수주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RG를 발급함으로써 새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을 떠나 동일철강을 새주인으로 맞이하게 되는 대선조선은 향후 자금관리 등 조선소 운영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선박 건조 후 유입되는 인도대금 중 여유자금이 발생할 경우 채권단에서 이를 몰취함으로써 이후 새로 수주하는 선박의 건조자금이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채권단에 운전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특히 채권단은 운전자금 지원 조건으로 고통분담을 강조하며 조선소의 추가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요구해왔는데 최근 대선조선에 지원된 500억원의 운전자금도 직원은 15%, 임원은 25%의 임금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아닌 다른 기업을 새주인으로 맞이하는 만큼 이전보다는 한층 융통성 있는 기업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용승계를 보장했다고는 하나 기업 운영과정에서 대규모 조직개편 여부 등에 대한 일각의 불안감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 입장에서는 운전자금 지원 대가로 삭감된 급여가 언제 다시 정상적으로 지급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 M&A 본계약이 체결된 만큼 향후 대선조선 경영과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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