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분기배당 추진…주주 불만 잠재울까

  • 송고 2021.03.29 06:00
  • 수정 2021.03.29 15:57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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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실적 불구 '손실흡수능력' 강조한 금융당국 규제에 배당률 떨어져

정관개정 통해 연간 1회인 배당을 분기별로…올해 중 시행은 쉽지 않을 전망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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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만 시행해왔던 분기배당을 다른 금융지주들도 도입하기 위해 정관개정에 나섰다.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음에도 충당금 적립을 강조하고 있는 금융당국에 의해 배당률을 20% 수준으로 낮춘 금융지주들은 연간 1회 실시하던 배당을 분기별로 조정함으로써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린다는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26일 개최된 신한·KB·우리·하나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배당성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신한금융지주만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넘어선 22.7%의 배당을 결정했을 뿐 오는 31일 주총을 개최하는 농협금융지주까지 20%의 배당을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리스크관리를 강조하며 20%가 넘는 배당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금융감독원 임원회의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금융회사가 금리상승 위험을 충실히 분석·평가·관리하고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도록 감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뒀던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률을 20%로 낮췄다.


KB금융을 비롯해 우리금융, 하나금융, 농협금융이 20%의 배당을 결정했으며 신한금융은 22.7%로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20%선을 넘었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배당률이 28%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에도 배당률은 최대 8% 줄어든 것이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호조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던 은행주들은 다른 업종 대비 높은 배당률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배당률마저도 금융당국의 권고로 제한되면서 투자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매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이는 향후 주가방어에도 부정적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하나금융만 실시해오던 분기배당을 정관변경 등을 통해 실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주총에서 연 최대 2회까지 가능했던 배당을 매분기 말에도 가능하도록 하는 정관변경안건을 의결했으며 배당성향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주총에서 "중간배당은 정관에서 이미 허용하고 있으나 분기 또는 반기별로 배당을 공급할 필요성이 커진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지난 26일 열린 주총에서 약 4조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으며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하나금융의 이후승 재무총괄전무는 "지속적인 주주가치 증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배당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 주주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특히 최근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들의 주가방어를 위한 고민도 여전한 상황이다.


금융지주들이 정관개정을 통해 분기배당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움직임이 당장 올해부터 분기배당 시행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대출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이 올해 9월에 만료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9월 이후 일시에 불거질 수 있는 금융리스크 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라며 "분기배당 뿐 아니라 배당률을 다시 높이는 것도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금융시장이 이전과 같은 모습을 회복했다고 판단될 때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배당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 주주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픽사베이

금리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배당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 주주들이 이탈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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