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보이스피싱 꼼짝마"…정교해진 '대응'

  • 송고 2021.04.22 15:34
  • 수정 2021.04.22 15:35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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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 65% 급감…메신저피싱 피해는 9% 늘어

은행업계 디지털 기술 고도화하고 영업점 등 인적역량 결합해 대응

신한은행 악성 앱 설치 고객에 범죄 위험 알리고 야간까지 모니터링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과 피해건수는 2353억원, 2만5859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65.0%, 64.3% 급감했다.ⓒ픽사베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과 피해건수는 2353억원, 2만5859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65.0%, 64.3% 급감했다.ⓒ픽사베이

은행들이 보이스피싱 근절에서 톡톡한 성과를 내며 '금융소비자의 금고지기'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대응이 정교하게 진화 중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액과 피해건수는 2353억원, 2만5859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65.0%, 64.3% 급감했다. 피해액 중 1141억원은 피해자에게 환급돼 환급률이 48.5%였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국민은행의 피해액은 293억원으로 2019년(1039억원) 대비 71% 가량 줄었으며, 신한은행은 1323억원에서 195억원으로 약 85%나 감축했다.


다만 보이스피싱 수법이 진화하면서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373억원으로 전년보다 9.1% 늘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자녀 및 지인 등을 사칭한 문자를 발송해 급하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접근하고 피해자의 신분증 사본, 카드번호, 비밀번호, 인증번호 등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전화 가로채기 앱, 금융기관 사칭앱(파밍) 등 악성 앱을 설치해 피해자가 범죄를 의심하지 못하도록 하며 원격제어앱(팀뷰어)을 설치해 피해자 핸드폰으로 발송되는 각종 경고문자 및 피싱 피해 방지 메시지를 삭제하고 개인정보를 탈취한다. 이렇게 탈취한 개인정보를 통해 비대면 계좌개설 및 대출금을 받아 피해 금액을 편취 후 도주한다.


은행업계는 디지털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인적역량을 결합해 범죄 예방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안티-피싱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악성 앱 설치 여부 등을 탐지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악성 앱 설치 고객에게 메시지 및 전화 통화로 범죄 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더 나아가 신한은행은 오후 6시부터 11시 30분까지 야간 시간에도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피해예방 모니터링 강화 이후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은행 업무가 종료되는 야간에 범죄를 시도하거나 신한 쏠(SOL) 앱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고객이 신한 쏠 앱을 삭제해도 보이스피싱 사전 징후를 탐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마쳤으며, 야간 모니터링을 전담할 은행 업무 경력이 있는 신규 직원을 채용해 2주간의 사전교육이 끝나는 4월 말부터 야간 모니터링을 시작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의 금융거래 패턴과 자금 흐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 징후를 탐지하는 '신 모니터링 시스템'을 중심으로 악성앱 탐지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등 IT 기법을 활용한 종합적인 보이스피싱 예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KB국민은행의 예방 시스템 강화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이 어려워지자, 피해자가 직접 피해금을 인출하게 한 뒤 전달하게 하는 대면 편취형 범죄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영업점 네트워크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국민은행은 전 직원 대상 보이스피싱 사례와 대응방법 비대면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금 인출방지 노력이 높은 지점 및 직원에게 포상과 평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피해금 인출사고 방지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내부전산을 구축하여 직원 상호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BNK부산은행의 경우 올해 1월 V-FDS와 KT모바일 후후앱을 금융권 최초로 연동해 금융사기를 사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바일 폰에서 수집되는 사기 정보를 수집·분석·모니터링 하는 과정을 거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족, 지인 등이 문자 및 메신저로 금전, 개인정보 요구 시 반드시 전화를 통해 확인하고 핸드폰 고장 또는 분실 등의 사유로 연락이 어렵다고 접근하는 경우에는 피싱이 더욱 의심되므로 메신저 대화를 중단하고 문자를 삭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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