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노선도 잇달아 중단…LCC 위기론 재부상

  • 송고 2022.01.05 14:37
  • 수정 2022.10.21 12:05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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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인천~사이판 중단

에어부산, 사이판 운항 시점 미정

사이판, 5일 격리 비용 지원 중단

사이판 노선 좌석점유율 70%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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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여객 회복의 유일한 끈이었던 사이판 노선 운항마저 잇달아 중단되고 있다. 양국 방역 기준이 강화되고 최근 관광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크게 줄자 항공사들은 끝내 운항을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선 회복이 절실했던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다시 지난해 수준으로 국제 여객 매출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7일을 끝으로 주 2회 일정으로 운항해 온 인천~사이판 노선을 중단한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인천~괌 노선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가 자가격리 10일을 재시행하면서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1년 9개월 만에 부산~사이판 운항을 재개한 제주항공은 오는 19일까지만 스케줄을 편성한 상태다. 이후 운항 일정은 미정이다. 에어부산은 국토부로부터 부산~사이판 노선 주 1회 운항을 부여받았지만 운항 시점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이판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처음으로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맺은 국가로, 항공사들의 국제선 탑승률 중 유일하게 과반을 넘긴 노선이었다. 한 때 연말 예약률 90% 이상, 1000명 이상이 사이판 노선을 예약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사하기도 했다.


사이판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것은 항공사로서도 뼈아픈 결정이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지침이 강화됐고 적용 기간이 연장되면서 부담이 커졌다. 게다가 정부가 사이판 노선 좌석점유율을 70% 이하로 다시 낮춰 만석 운항의 꿈도 접게 됐다.


그 사이 사이판 정부가 관광객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요가 시들해진 점도 운항 중단에 한 몫했다. 사이판 정부는 트래블 버블로 입국한 여행객에게 격리하는 5일간의 비용을 전부 제공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하지 않고 있다. 12월 여행객부터는 비용 부담이 배로 늘어난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7박 8일 일정에 5일 격리를 한다고 해도 항공권 등을 포함해 50~60만원이면 여행이 가능했던 이점이 사라졌다"면서 "여행사들도 1월 사이판 여행 상품을 더 만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연말연시부터 설 연휴 대목까지의 여행 수요를 기대했던 항공사들은 시름에 빠졌다. 무엇보다도 1년 만에 겨우 2배 가까이 확대한 국제선 탑승객이 다시 쪼그라들었다는 상실감이 업계 전반에 퍼졌다. LCC(저비용 항공사)업계에서는 총 매출에서 국제 여객 비중이 10%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LCC들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총 매출의 80~90%를 국제 여객에서 냈다. 그러다 2020년부터는 반대로 국내선에서 95%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LCC 관계자는 "국내선은 띄워봤자 이익이 나지 않는다"면서 "1만원짜리 항공권 팔아 남는 게 있겠냐"고 토로했다.


항공사들은 팬데믹이 잡히는 대로 정부가 자가격리를 축소하고 트래블 버블 국가부터 운항편수를 확대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적더래도 항공기를 띄우는 편이 낫다"면서 "상반기 중에는 증편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침을 바꾸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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