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쌓인 서울, 매수자는 '급매'에도 요지부동

  • 송고 2022.05.30 13:00
  • 수정 2022.10.18 16:32
  •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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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1024건, 2월 대비 28.5% 급증

매물의 1.45%, 885건만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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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의 '급매'도 급증했지만 추가 집값 하락, 대출 규제, 금리 부담 등의 복합적 요소로 추가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매수 대기자가 늘어나면서 거래량은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024건으로 전월 대비 9.2%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건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20년 8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다.


매물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방침을 밝힌 이후 급격히 늘었다. 양도세 중과 배제 발표 이전인 전인 지난 3월30일 대비로는 17.3% 늘었고, 대선 이전인 2월30일과 비교하면 28.5%나 급증했다.


매물이 급증했지만 거래는 여전히 얼어 붙었다.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등장하며 저가 '급매' 물량이 늘었지만 여전히 호가를 높인 매물도 등장해서다. 집주인들은 부족한 서울 공급, 원자재값 인상에 집중하는 반면 매수인은 집값 고점 인식, 기준금리 상승에 주목하면서 매수·매도인 눈치보기가 이어지고 있다.


강북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 까지만 해도 2~3일에 1~2개 정도씩 급매 매물이 나왔고 이런 물건 중심으로 거래됐다"라며 "다만 집주인 대부분은 호가 낮추기를 거부하고 있고, 일부는 오히려 시세보다 1~2억원 높은 매매가를 부르기도하면서 시세가 안정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814건을 기록한 후 3월 1435건, 4월 1729건, 5월 885건에 불과하다. 4월을 기준으로 보면 매물 5만5884건 중 3%만 거래된 것이다. 5월 매물 대비 거래 성사 비율은 1.45%에 불과하다.


장기적 수급지수를 나타내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지수는 90.6으로 지난주보다 0.0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매수보다 매도가 더 많음을 나타낸다.


이에 부동산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기 전 까지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도자들은 '서울 집값 상승', 매수자들은 '매매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등 상반된 시각이 있는 만큼 정책을 통해 시장에 명확한 신호가 있어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부동산 전문가 역시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 복합적인 요인 있이 있는 만큼 당분간 부동산 거래 증가 및 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은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기대만큼 많지는 않다"라며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들의 경우 손실회피 성향이 크기 때문에 저가에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신규 매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부담, 대출규제에 흔들리면서 급매 물량을 내놓는 다주택자들도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2%를 넘어갈 경우 매도자 매수자 모두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체결되는 실거래 매물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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