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는 옛말, 이제는 '강남2구'

  • 송고 2022.07.20 11:01
  • 수정 2022.10.19 22:16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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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평균 집값 1000만원씩 오를때 송파 줄하락

매물쌓임에 개발호재도 없어…세부담 정리 1순위

송파구 탈동조화 "강남3구 집값 편차 지속될 것"

강남3구 집값 추이가 달라지면서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연합

강남3구 집값 추이가 달라지면서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연합

부동산 침체기에도 꾸준한 집값 상승률을 기록하는 강남 지역 대표적 상급지, 이른바 '강남3구'에서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개발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상승 전망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송파구는 여타 지역과 같이 올해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집값 상승 호재도 부족해 송파구는 '강남3구'에서 조차 빠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하락을 역행할 때 송파구는 올해 1월부터 줄 하락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11억5172만원에서 지난달 11억4821만원으로 0.3% 하락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대출규제, 부동산 정책 등 원인으로 부동산 매매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도 강남구와 서초구는 꾸준한 상승을 기록했다.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해 1월 23억573만원에서 지난달 23억1231만원으로 0.28% 증가했다. 서초구는 1월 20억9627만원에서 지난 4월 21억220만원으로 늘어난 이후 5월(20억7078) 반짝 감소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다시 오름세에 들어섰다.


반면 송파구는 1월부터 꾸준히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16억9135만원에서 16억8689만원으로 0.26%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매매가 하락치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폭이다.


업계는 강남3구 중 송파구의 집값만 떨어지는 것은 매물 쌓임 현상 때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세금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절세 방법으로 매물을 내놓고 있는데 강남3구 중 송파구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5월부터 1년 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면제하기로 했다.


부동산인포는 "송파구는 강남3구에 속하지만 강남구, 서초구에 비해 핵심 상권을 지니고 있지 않다"며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해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심리 때문에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송파구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파구는 아파트 단지가 많은 잠실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 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수자를 찾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구·서초구와 달리 송파구는 강남3구로는 묶이지만 강남권 중심지에선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편"이라며 "강남권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정리할 때 아무래도 송파 지역을 먼저 처분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송파구의 집값 하락 원인에는 공급 물량 과다도 포함된다. 실제 송파구는 강남구, 서초구에 비해 공급 물량이 많다. 올해 1분기 송파구에는 총 3334가구가 공급됐다. 이는 지나치게 많은 물량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이 분석한 적정 공급량은 828가구 수준이다. 적정공급량보다 4배 많았던 셈이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1분기 공급물량이 0가구 였다.


송파구의 집값이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해 하락세가 오래 갔던 원인은 매물이 수요보다 많은데다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몇 달간의 추이로 추세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갈수록 강남3구 내 가격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은 맞다"며 "강남구와 서초구 집값은 함께 움직이는데 송파구만 탈동조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3구의 집값 편차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물 적체도 문제지만 향후 개발 호재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반포 주공 △압구정 현대 △개포동 주공 △대치동 은마 등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단지들이 상당하다. 하지만 송파구에는 잠실 주공5단지 외에는 재건축 기대 단지가 부재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투자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송파구가 강남구와 서초구에 비해 집값이 저렴하지만 굳이 호재 없는 곳에 큰 돈을 들여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시장 분위기는 당분간 강남3구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값 편차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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