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비한 금융권 내부통제…증권가로 번지나

  • 송고 2022.10.13 04:30
  • 수정 2022.10.13 09:27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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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임원 48.3억원 배임 발생…경찰 수사 의뢰

최근 5년간 증권가 횡령액 1위 NH투자증권 40.1억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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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을 중심으로 내부통제가 화두에 오른 가운데 최근 증권가에서도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데뷔전을 치룬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내부통제 이슈가 지적되면서 향후 당국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나증권은 내부감사를 통해 현직 임원이 40억원대 배임을 저지른 정황을 포착했다. 하나증권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초께 자회사 하나증권 현직 임원 정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추정 배임액은 48억3000만원이다. 공시는 고소장 기재액을 바탕으로 작성돼 향후 변동 될 수 있다. 사측은 "횡령 여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어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웅업권별 횡령 임직원 수는 은행이 97명(53.6%)으로 가장 많았다. 보험 58명(32.0%), 증권 15명(8.3%), 저축은행 8명(4.4%), 카드 3명(1.7%) 순이다.


횡령은 매년 꾸준히 발생하다, 우리은행 횡령 건 발생으로 올해 그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89억8900만원(45명) ▲2018년 56억6800만원(37명) ▲2019년 82억8400만원(28명) ▲2020년 20억8300만원(31명) ▲2021년 151억2400만원(20명) ▲올해 8월까지 790억9100만원(20명) 등이다.


증권가 횡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 간 은행, 저축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금융사에서 횡령을 저지른 임직원은 총 181명이다. 횡령 금액은 총 1192억3900만원에 달한다.


최근 2022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사 내부통제제도 실효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소 의원은 “금감원과 은행이 내부통제 강화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이것 가지고는 실효성이 없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금융사고 발생시 금융기관 보고뿐 아니라 금감원 스스로 사고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향후 내부통제 실효성 재고를 위해 법률 개편을 준비중이다. 이복현 원장은 “제도적으로 내부통제 관련 의무 외 내부통제 관리에 대한 지배법상 근거를 둬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단순 명령 휴가제, 지점 단위 개선책뿐 아니라 상층부 의사결정에 핵심성과지표(KPI)로 내부통제를 반영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직원이 실무에서 작정하고 회사의 돈을 이용할 경우 각자가 자신의 업무를 하기 때문에 사실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내부통제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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