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값 쾌속 질주…조선업계 3Q부터 흑자 '스타트'

  • 송고 2022.10.26 15:16
  • 수정 2022.10.27 09:15
  • EBN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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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 연속 올라 척당 약 3526억원…역대 최고가 돌파 전망

한국조선해양, 3Q 영업익 809억원으로 흑전 예상…선가·환율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한국조선해양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가격이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NG운반선은 국내 조선업계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선종인 동시에 척당 3000억달러가 넘는 고부가가치선이기 때문이다.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선가 상승기에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흑자전환의 닻을 올릴 전망이다.


26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LNG선의 신조선가는 7주 연속 올라 2억4700만달러(약 3526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클락슨리서치가 해당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사상 최고가였던 2억5000만달러를 300만달러 하회하는 규모다.


최근 체결된 LNG선 건조 계약에서는 이미 역대 최고가로 계약이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은 미주 지역 선주와 LN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척당 2억5000만달러에 맺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이 선박들은 오는 2026년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LNG선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계약은 역사점 고점을 경신하는 계약이 될 것"이라며 "LNG선 신조선가는 3주 동안 매주 100만달러씩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환경 규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LNG선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 LNG를 연료로 쓰면 기존 석탄·석유보다 황산화물,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선박의 경우 LNG를 연료로 사용하면 기존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은 90% 이상, 질소산화물은 80% 이상, 이산화탄소는 15% 이상 배출량을 감축시킬 수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LNG선 가격에 기름을 붓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지난 2020년 기준 EU는 천연가스의 41.1%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그러나 이번 전쟁으로 EU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수입이 사실상 막혀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국이다. 미국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면 바다를 건너 이를 운반할 LNG운반선이 필수적이다.


LNG선 시황 호조는 국내 조선업계의 일감을 두둑히 채우고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현재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LNG운반선 115척 가운데 94척(81.7%)을 싹쓸이 수주했다.


지난해부터 수주 훈풍이 계속되는 동시에 선가도 오르고 있어 대형 조선 3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르면 3분기부터 지난 2, 3년간 저가수주했던 물량을 다 털어내고 선가 상승기에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조선사의 선박 수주는 계약 후 인도가 완료되는 1년 반~2년 이후에 실제 실적에 반영된다.


최근 환율이 오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선박 계약과 대금결제는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자연히 원화 매출이 상승한다.


대형 조선 3사의 맏형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지주사)이 흑자전환의 스타트를 끊을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액 4조5867억원, 영업이익 80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4분기 이후 4분기 만에 흑자전환한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조선사들은 향후 저가수주 잔고가 소진되면서 충분한 수익성이 확보되는 선가 수준으로 판단되는 2021년 4분기 이후 수주분의 실적 반영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점진적 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환율 상승의 영향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로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대우조선해양도 환율 상승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로 실적 개선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며 "다만 삼성중공업은 예정원가율이 100%인 수주분의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조선 3사 중 실적 개선 시기가 가장 늦어 빠르면 내년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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