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에 눈돌리는 금융권…레고랜드發 자금경색 대응

  • 송고 2022.10.28 10:38
  • 수정 2022.10.28 10:39
  • EBN 신진주 기자 (newpearl@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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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신한은행 등 사무라이본드 발행

안정성 확보 위해 자금조달 통로 다변화

치솟는 시장금리…조달비용 절감 효과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채권시장 경색에 기름을 부었다. 자금조달 여건이 팍팍해진 금융사들이 외화채권 발행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연합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채권시장 경색에 기름을 부었다. 자금조달 여건이 팍팍해진 금융사들이 외화채권 발행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연합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팍팍해진 금융사들이 외화채권 발행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대캐피탈은 일본에서 2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사무라이본드는 일본 채권시장에서 외국 기업이나 정부가 발행하는 엔화표시 채권이다. 현대캐피탈이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 것은 3년 만이다.


현대캐피탈은 사무라이본드 만기가 1년 6개월, 2년, 3년으로 나뉜 ‘트리플 트렌치(Triple Tranche)’ 채권으로, 규모는 1년 6개월 만기 채권이 45억엔, 2년 만기가 95억엔, 3년 만기가 60억엔이다. 현지 발행 금리는 0.98%(1년 6개월), 1.05%(2년), 1.21%(3년)으로 결정됐다.


이번 사무라이 본드 발행은 사모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SMBC Nikko와 KB증권이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한일 양국의 정치적 갈등으로 최근 3년여 간 우리나라 기업의 사무라이 본드 발행이 드물었는데, 현대캐피탈이 사무라이 본드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려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며 "현대캐피탈은 앞으로도 사무라인 본드 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자금 조달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20일 32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사무라이본드 발행은 Mizuho, Nomura, MUFG가 공동 주선했고 신한투자증권이 보조 주간사로 참여했다.


특히 한국계 금융기관 최초로 사무라이본드를 ESG채권으로 발행돼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사무라이본드 만기가 2년, 3년, 5년으로 나뉘어져 있고 2면 만기가 140억엔, 3년 만기 115억엔, 3년만기 65억엔이다. 발행금리는 같은 순으로 0.87%, 0.98%, 1.33% 등이다.


하나은행은 호주시장에서 발행하는 호주달러표시 채권인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에 들어갔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외화 조달처를 늘리는 노력을 하는 이유는 싸늘한 국내 채권 시장영향이 크다.


올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르면서 채권시장 금리는 무섭게 치솟았다.


여기에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가 채권시장 경색에 기름을 부었다.


공공기관 신뢰도 하락으로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최근 신용등급 'AA' 수준의 우량 채권마저 수요예측에서 미달 나는 상황이 이어졌다.


채권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자금조달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사들이 자금조달 통로를 다변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조달환경이 워낙 안 좋다 보니 이종통화 시장을 대안으로 조달루트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달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의 긴축 기조에 더해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로 시장금리 상승 압력은 커질 대로 커졌다.


현재 은행채 5년물 금리는 5%대를 기록 중이며 여전채(3년물)의 경우 6%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일본, 호주 등의 시장은 글로벌 금리 시장과 비교해 저금리 국가로 꼽힌다.


일본은 주요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0.1%)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다. 호주의 기준금리 역시 2.60%로 한국 기준금리(3.00%)보다 낮은 수준이다.


저금리 국가를 유지중인 시장에서 채권 발행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국내서 많이 오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저금리를 유지중인 국가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국내 시장의 금리보다 경쟁력 있게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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