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미래차 패권 중국 손에"…특별법 도입 발등의 불

  • 송고 2023.03.06 15:31
  • 수정 2023.03.06 15:35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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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중국, 친환경 차 시장 35% 점유 예측…BYD 등 약진 중

미국 최대 30% 세액공제 등…반면 미래차 특별법은 국회서 계류


기아 오토랜드 광주 완성차 주차장ⓒ연합뉴스

기아 오토랜드 광주 완성차 주차장ⓒ연합뉴스

오는 2030년에 중국이 전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에선 '미래차 특별법'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최대 5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미국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오는 2030년 중국 완성차업체가 전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 판매량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차 시장은 급성장이 예상된다. 오는 2030년 전 세계 완성차 판매량 약 1억400만대 중 친환경 차의 비중이 약 6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802만대로 완성차 전체 판매량(8063만대)의 9.9%를 차지했다. 약 10년 만에 친환경 차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내연기관의 비중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각국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투자 세액공제를 30%까지 지원한다. 유럽연합(EU) 또한 자체적으로 탄소중립 산업법 도입을 추진 중이다.


친환경 차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자국 자동차 산업을 적극 지원했다. 상하이차 7200억원, 비야디(BYD) 3600억원 등 1조원 이상의 금액을 자국 자동차 기업에 투자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계속 지원했다.


BYD는 탄탄한 내수와 지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자국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BYD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테슬라와 함께 판매량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다.


각국은 친환경 차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데 한국은 현대차·기아의 성공에 심취해 지원은 뒷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차 지원을 위한 법안은 총 4개로, 모두 국회서 계류 중이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자동차 부품사업의 미래차 전환 및 생태계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은 최근 소관위에 접수된 상태다. 그마저도 소관위 논의와 법사위 심사 등을 거쳐야 해 법안 도입까지는 갈 갈이 멀다.


문제는 법안이 계류되는 동안 완성차 기업들의 미래차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투자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본부장은 "기아는 경기도 화성에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에 들어갔고 르노코리아와 쌍용차 또한 자체 전기차 생산을 준비 중"이라며 "국내 완성차 기업은 향후 5년간 95조원을 투자하려고 하지만 반도체나 여타 산업에 비해 지원이 열악하다"라고 말했다.


여야는 최근 'K칩스법'을 국회서 통과시키기 위한 논의에 재착수했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실제 법안이 통과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이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오르게 돼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은 현재 반도체 세액공제율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게다가 수도권은 지방투자 촉진 대상에서 제외돼 기아의 화성 공장, 쌍용차 부평 공장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수석본부장은 "예를 들어 전기차 공장을 지어도 세액공제가 1%에 불과하다"면서 "현재 미래차 산업은 신성장 투자로 보지 않아 많은 지원을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중국이 친환경 차 시장 패권을 차지하기까지 5년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고 본다. 5년 안에 현대차·기아 등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향후 미래차 시장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항구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는 "오는 2026년부터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경쟁이 예고돼 있다"라면서 "약 5년 후에는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패권적 지위를 누리게 될 텐데 우리는 이에 대한 위기의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전기차 부품의 65%를 중국으로부터 얻는다"며 "중국 수입이 중단될 경우 전기차 공장 가동 중단이 우려되며, 미래차 특별법은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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