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Q IR] "반도체 보릿고개 넘어...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 송고 2023.04.27 14:16
  • 수정 2023.04.27 14:20
  • EBN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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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부터 D램·낸드 가격 하락 기조 유의미한 둔화 시작

고객사 반도체 재고 정상 궤도化는 3분기…주가 상승 돌입

시장 "통상 메모리반도체 재고 정점 후 분기부터 주가 올라"

증권업계 "하반기부터 글로벌 수요 점진적인 회복세 기대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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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후 최악의 분기 영업이익을 내놓은 삼성전자에 2분기 실적이 동아줄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시선이 모아진다.


다수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는 주가 상승 무드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보릿고개를 수요 회복과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를 통해 상황을 반전시키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5% 감소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추락한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DS 부문의 실적 부진이 큰 타격으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만년 상장사 실적 1위 자리도 현대차그룹에 내주게 됐다. 현대차그룹이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최근 실적을 밝힌 현대차그룹의 현대차(3조5927억원), 기아(2조8740억원)의 합산 1분기 영업이익은 총 6조4667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의 10배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X부문은 MX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수요 부진으로 부품사업 이익이 감소하며 전체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조6700억원 감소했다"며 "영업이익률도 1.0%로, 5.1%p 줄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도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감소한 63조7454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액이 70조원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2021년 2분기(63조67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도 못 미치지는 규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 실적 발표 전까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억원, 매출액이 64조20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92%, 17.46%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는 재고 수준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낸 리포트에서 "2분기부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감산이 생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경쟁사들의 추가적인 감산과 더불어 하반기부터 공급축소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낸드 생산량은 2분기부터 작년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D램 생산량도 3분기부터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드는 데 감산 규모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2분기도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3분기부터 D램과 낸드의 가격 하락세가 큰 폭으로 둔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은 2분기까지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면서 "3분기부터 고객사의 반도체 재고가 정상 궤도에 들어서며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도 축소가 시작되며 재고 건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 15년간의 실적 사이클 패턴을 분석했다. 그는 "2007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반도체 하락 사이클 기간에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최고점을 찍은 분기부터 상승세를 시작했다"라면서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는 2분기부터 주가 상승세가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다수의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전사 기준으로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이 이렇다 할 호재가 없기 때문에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규 스마트폰 효과가 감소하는 2분기는 적자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하반기부터 글로벌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량 조정은 중장기적으로 재고가 충분한 레거시(구 공정) 제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2분기 재고 수준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생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재고수준 정상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과 달리 삼성전자는 고객사 재고고정에 따라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수요 성장을 이끄는 선단(최첨단) 반도체 생산은 조정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반도체법과 관련 "인센티브 관련 지원과 관련해 미 정부가 업계 의견 수렴하고 개별 기업과의 협상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한 만큼 당사도 이에 동참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과 시나리오에 검토 중이고, 가능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100원 내린 6만40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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