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멘터리] ETP 전성시대…ETF·ETN 무엇이 다를까?

  • 송고 2023.12.19 14:12
  • 수정 2023.12.19 14:13
  •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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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100조원 시대에 ETN 시장 10조원대 수준

신용위험·퇴직연금 편입 불가 ETN, 원자재 투자 강점

[제공=픽사베이]

[제공=픽사베이]

바야흐로 상장지수상품(ETP) 전성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올해 100조원을 돌파했고, ETF 상품 거래대금 규모는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뛰어넘을 정도입니다. 개별 상장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투자에 대한 수요 증가와 분산 투자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ETP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ETP는 ETF와 ETN(상장지수증권)으로 구분됩니다. ETF와 ETN 모두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개별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같은 상장지수상품으로 묶이는 만큼 기초지수 수익을 추종하는 금융상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여러 종목을 편입하고 있어 개별 종목에 투자했을 때보다 가격 변동성에 덜 노출된다는 점도 같습니다.


기초지수 수익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ETF와 ETN은 근본적으로 다른 상품입니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상품으로, 투자자에게 납입 받은 돈을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ETN은 증권사 등 발행기관의 신용으로 발행해 추종지수와 일치하는 현금 흐름을 제공한다는 약속을 사고파는 주식보다 채권에 가까운 상품입니다. 즉, ETF 발행 운용사가 파산하더라도 실물 자산에 투자했기 때문에 투자자의 손실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반면, ETN은 발행한 증권사가 파산할 경우 ETN의 가치가 0이 돼 투자자의 손실이 막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ETN에 투자할 경우 발행사의 신용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ETF와 ETN의 또 다른 점은 추적오차입니다. ETN은 실물 자산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지수의 성과를 정확하게 추종할 수 있지만, ETF는 기초지수에 포함돼 있는 종목의 비율을 조정하며 운용하기 때문에 순자산가치(NAV)와 기초지수간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TF 상품 중에서도 추적오차가 큰 경우 투자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ETP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ETF와 ETN 시장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ETN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올해 ETF 순자산총액이 지난달 120조원도 넘어섰지만,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현재 13조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발행 종목수 차이도 큽니다. 현재 ETF는 805종목이 상장됐지만, ETN은 374종목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거래대금 규모도 천지차이입니다. ETF의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3조2174억원에 달하지만, ETN 거래규모는 1597억원으로 5%도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ETF 시장이 2002년 10월에 열린 반면 ETN 시장은 2014년 11월에야 조성됐기 때문에 규모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편입 여부가 시장 규모 차이를 더 키웠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퇴직연금감독규정상 만기에 원금 대비 손실이 40%가 넘는 상품은 퇴직연금에 편입할 수 없습니다. 일부 ETF는 퇴직연금 계좌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ETN은 파생결합상품으로 분류돼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퇴직연금 편입 가능 ETF와 비슷한 구성의 ETN도 편입이 가능해지면 ETN 시장도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ETN은 퇴직연금 계좌에 편입도 안 되고 신용 위험도 있는데, 어떤 투자 매력이 있을까요? ETF는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수를 최소 10종목을 편입해야 하지만, ETN은 5종목만 편입해도 되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적시에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레버리지·인버스 등 2배 이내의 배율 상품만 상장할 수 있는 ETF와 달리 채권형 ETN은 ±3배 상품도 상장이 가능합니다.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는 셈입니다. 아울러 추적오차가 없어 천연가스, 원유, 금, 은 등 원자재 투자에도 유리합니다. 이외에 ETN은 ETF와 달리 만기가 있어 만기까지 보유하면 발행사에서 지급액을 결정해 수익을 지급하기도 합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산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각 상품의 특성을 인지하고 투자 전략에 따라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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