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올려야” 철강 빅2, 제품價 인상 시동건다

  • 송고 2024.01.04 12:00
  • 수정 2024.01.04 12:00
  • EBN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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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140달러 돌파하며 원가부담 가중

수요둔화, 수입 증가 이중고에 시름 늘어

“더이상 못버틴다” 가격 현실화 이뤄져야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코일.[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코일.[제공=현대제철]

철강사들이 새해 들어 다시 한 번 제품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철강재를 생산하는 철광석 가격이 톤당 140달러를 돌파한데다 원료탄 가격도 다시 330달러까지 오르는 등 원자재가격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제품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수요둔화로 철강사들의 가격인상 목소리는 힘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제는 어느 정도 가격을 현실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이 제품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가 강관사향 열연에 대해 1월 계약분부터 톤당 5만원 인상을 결정한데 이어 현대제철도 같은 규모의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열연과 함께 유통향 후판에 대해서도 톤당 5만원 인상을 결정했으며 H형강의 가격 인상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사들이 새해 벽두부터 가격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4분기 오르기 시작한 원자재가격이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은 북중국(CFR) 기준 지난해 12월 초 톤당 130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 1월 3일 143.95달러까지 올랐으며 강점탄도 동호주 항구(FOB) 기준으로 20일만에 다시 330달러선을 되찾았다.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중국의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신년사에서 “경제회복 호전 태세를 강화하고 경제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운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시장은 시진핑 주석의 발언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모습이다.


철강사들은 중국의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은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철강사들은 열연을 비롯한 철강재에 대한 가격 인상을 시도했으나 건설경기 부진 등 전방산업 수요둔화로 인해 가격 인상 목소리가 힘을 얻지 못했다.


이와 같은 수요둔화는 중국 및 일본 철강사들도 마찬가지였으며 이들 철강사들이 부족한 자국 수요를 채우기 위해 한국으로의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철강재 가격은 오히려 인하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철강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조선사와의 후판 협상에서 톤당 90만원 중반 수준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상반기 대비 톤당 3만원 정도 인하된 수준이다. 상반기 후판 협상이 이뤄졌던 지난해 5월에 비해 철광석 가격은 30% 이상 올랐으나 연간 후판 수입량이 200만톤을 넘어서는 등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건설업종 수요가 많은 철근, 형강 제품도 건설경기 부진과 함께 철스크랩 가격이 톤당 38만5000원(중량A, 도착도 기준)까지 떨어졌으며 제품 가격과 시장 유통가격의 격차가 확대됨에 따라 철강사들은 원칙마감 기조를 강화하면서 가격 방어에 나섰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요둔화라는 악재로 수익성 방어에 대한 고심이 깊어졌으나 최근 중국 등 주요국 철강사들이 열연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수입산과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한데다 철스크랩 가격도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은 지난 2일 한국향 후판에 대해 톤당 약 80만원의 가격을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5만원 인상된 수준이다.


철스크랩 가격은 3주째 톤당 38만5000원을 유지하며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건설업종의 착공이 많아지는 3월을 앞두고 이르면 1월 하순부터 철근, 형강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철스크랩 가격도 조만간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수요둔화로 인해 철강사들이 원하는 수준의 인상이 이뤄지진 못했다”며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는 이를 반영한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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