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에도…"버티거나 물려주거나"

  • 입력 2019.06.03 13:28
  • 수정 2019.06.03 15:43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주택거래량·임대사업자 등록건수 저조한 반면 증여건수 증가세

"서울은 안떨어져" 학습효과…증여 등으로 버티기

다주택자들이 세부담에도 불구하고 매매나 임대사업자등록보다는 증여 등을 통한 버티기에 돌입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의 경우 전년 대비 매매거래가 저조한 반면 주택 증여건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양도세 중과 등으로 퇴로가 막히고 임대주택에 대한 혜택까지 줄자 당장 집을 팔기보다 세금을 내더라도 보유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3332건으로 올 들어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862건이었던 거래량은 2월에 1573건까지 떨어졌다가 3월(1773건)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 4월(2402건), 5월(3332건)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5455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치다. 역대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015년(1만2546건) △2016년(1만162건) △2017년(1만193건) △2018년(5455건) 등을 기록해왔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급매물 등 영향으로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거래량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임대주택사업자 등록건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지난 4월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건수는 5393명으로 전월 대비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던 신규 임대사업자 수는 3월 7.1% 증가하며 반짝 반등했지만 4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수도권 전체 신규 임대사업자수는 4256명으로 전월보다 1.4% 증가했지만 서울(1929명)만 보면 3.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1137명)도 전월 대비 10.9% 감소했다.

반면 주택 증여건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서울은 올 들어 매달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132건이었던 증여는 3월 1813건, 4월 2020건 등으로 늘었다.

특히 고가주택이 많은 지역일수록 증여가 크게 증가했다. 강남구 증여건수는 2월 76건에서 3월 130건, 4월 318건으로 늘었고 서초구는 2월 84건, 3월 212건, 4월 210건으로 증가했다. 용산구의 경우 2월 51건, 3월 92건, 4월 167건을 기록했다.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다주택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매도나 임대사업자등록, 증여 등 3가지로 좁혀졌다.

그러나 매도는 양도세 부담이 시세차익의 최대 60%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실익이 사라졌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도 축소되면서 다주택자들이 결국 증여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등을 피하기 위해 사전증여로 눈을 돌렸고 아직 매도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자산가들도 증여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평범한 직장인들조차 아파트 증여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올랐거나 고가주택일수록 매매보다는 증여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강남, 서초, 용산 등을 중심으로 증여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세금으로만 따지면 증여세가 양도세보다 크다. 다만 증여 공제한도가 10년간 6억원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주택은 임대사업등록이, 6억원 초과 주택은 증여를 택하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있는데다 향후 정권이 바뀌거나 지역 개발호재 등 여러 기대심리로 인해 매매보다 증여를 선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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