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은행원' 나온다…은행권 인공지능 '가속'

  • 송고 2021.04.28 15:52
  • 수정 2021.04.28 15:55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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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내달 'AI뱅커' 직원 연수·행내 방송에 도입…현장영업에도 활용

신한은행 AI 사업 총괄 센터장에 77년생 전문가 영입…디지털 혁신 박차

비대면금융 확산속 인터넷은행에 생산성 따라잡혀…경영효율 개선 필요


AI 1호뱅커로 선정된 우리은행 직원. AI뱅커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과 음성의 합성을 통해 특정인물의 외모, 자세 및 목소리를 반영해 가상의 은행원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AI뱅커와 상담하는 고객의 음성을 분석하고 이해해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우리은행

AI 1호뱅커로 선정된 우리은행 직원. AI뱅커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과 음성의 합성을 통해 특정인물의 외모, 자세 및 목소리를 반영해 가상의 은행원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AI뱅커와 상담하는 고객의 음성을 분석하고 이해해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우리은행

대기표를 뽑고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시간을 들여 금융업무를 보던 은행 영업점 현장의 모습도 곧 바뀔 전망이다. 은행이 공식적으로 'AI(인공지능) 은행원' 도입을 언급할 정도로 디지털 기술의 경제성과 완성도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I뱅커를 직원 연수프로그램(AI교수) 및 행내 방송(AI아나운서)에 다음달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AI뱅커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과 음성의 합성을 통해 특정인물의 외모, 자세 및 목소리를 반영해 가상의 은행원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AI뱅커와 상담하는 고객의 음성을 분석하고 이해해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딥러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인터넷방송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스트리머들에게 도네이션(후원)을 했을 때 후원자의 메시지를 스트리머가 직접 읽어주는 듯한 음성에 익숙할 것이다. 이는 라이언로켓의 기술에 기반한다.


라이언로켓이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TTS(Text to speech)는 20분 분량의 음성 데이터만으로 간편하게 특정 화자의 음성 엔진 생성이 가능하다. AI가 화자의 말뭉치에서 목소리, 톤, 억양, 발음, 속도 등의 특징을 분석하고 학습함으로써 완벽에 가깝게 모사할 수 있다. 완성도 높은 기술 덕분에 트위치 TTS는 스트리머의 주요 콘텐츠가 됐다.


트위치 인기 스트리머 케인이 TTS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케인TV 캡처

트위치 인기 스트리머 케인이 TTS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케인TV 캡처

우리은행은 향후 스마트 키오스크 화상상담 업무 등 점차 AI뱅커의 업무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키오스크 AI상담원 역할을 수행할 우리은행 직원을 선발해 직원의 외모와 목소리를 반영한다.


이 은행 관계자는 "향후 AI뱅커 고도화를 통해 상담원, 심사역, 내부통제 등 다양한 금융업무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액자산가 위주였던 자산관리서비스(PFM·Personal Financial Management)도 AI 기술 발전으로 대중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맞춤형 자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 자금관리 리포트' 서비스를 하나원큐 앱에서 선보였다. 고객의 월간 거래를 분석해 △월별 잉여자금산출 △입출금 거래 분석 △출금 성향 분석 등 개인화된 리포트를 매월 초에 제공한다. AI 알고리즘의 정확도와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고객의 하나은행 거래뿐 아니라 오픈뱅킹 및 소비 성향 데이터 등 외부·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해 보고서를 만든다.


이 서비스는 은행 내부 빅데이터 전문 조직인 AI빅데이터섹션과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참여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AI·빅데이터 혁신 기술과 자산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산관리 대중화·디지털화를 이룰 것"이라 했다.


금융의 비대면화로 오프라인 영업점포망을 운영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들에게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따라잡혔다. 또 점포 없이 운영하는 인터넷은행에 비해 비용 경쟁력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AI 기술의 도입은 시중은행들에게 일거양득의 효과를 안겨다준다. 비용절감과 경영효율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줘 시중은행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서 인터넷은행이 보유하지 못한 오프라인 영업망을 통해 더 다양한 고객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기술 수혈을 위한 노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AI 사업을 총괄하는 AICC(통합AI센터) 센터장에 김민수 삼성SDS AI선행연구Lab장을 영입했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 77년생의 젊은 부서장 영입이라는 파격을 단행했다. 김 센터장은 KAIST에서 데이터마이닝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SDS AI선행연구소 부서장으로 AI 기술 연구 및 관련 사업을 이끌어 왔다.


KB국민은행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데이터·AI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선 협업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를 기반으로 신기술을 개발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최신 데이터와 AI 분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인공지능 전문 지원·육성 기관인 AI 양재 허브와 업무협약을 체결, 유망 AI 혁신기술과 아이디어 보유기업을 발굴·지원·육성하는데 적극 협력하고 원활한 협업진행을 위해 사업설명회와 상시 소통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전병성 IBK기업은행 디지털그룹 부행장은 "AI혁신기술과 금융의 융복합으로 고객이 쉽고 편리한 금융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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