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 사전예약, 아무때나 다 됐다…시간 지킨 사람만 '분통'

  • 송고 2021.07.15 12:24
  • 수정 2021.07.15 12:24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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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페이지선 "오후 8시부터" 막았지만…예약 페이지 링크만 알면 아무때나 가능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대기 현상ⓒ연합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대기 현상ⓒ연합

정부가 만 55~59세 대상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을 매우 허술하게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한 해킹 기술 없이도 특정 링크만 알고 있으면 예약시간 제한을 손쉽게 뚫을 수 있다. 정부 말만 믿고 기다린 사람들만 피해를 본 셈이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는 전날 오후 7시 30분께부터 '백신 예약이 지금 가능하다. 이미 부모님이 맞으실 백신 예약을 마쳤다'는 내용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글을 적은 이용자들은 방법을 묻는 다른 이용자들에게 "8시부터라는 걸 믿지 말고 지금 바로 여기로 들어가면 된다"며 링크 하나를 소개했다. 해당 링크를 클릭하면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홈페이지의 '예약하기-1단계) 예약정보 입력' 페이지로 곧바로 연결됐다. 이곳에서는 문제없이 접종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의료기관·예약일시 등의 정보 입력이 가능했다.


하지만 오후 8시 전에 사전예약 시스템 홈페이지에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속하면 '코로나19 접종예약 준비 중입니다. 잠시 후 7월 14일 20시부터 예약이 시작됩니다'라는 문구만 표출됐다.


즉 '대문' 격인 시스템 메인 페이지는 오후 8시 전까지 닫아뒀지만, '뒷문' 격인 예약 페이지에 직결되는 링크는 열어 둔 상태였다. 이는 웹 페이지 제작 경험이 적은 초보자들이 하는 실수와 비슷하다.


뒤늦게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예약 대기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링크로 직접 접속하는 방법을 모르면 동시접속자 폭주로 인해 예약 시스템 접속까지 최대 몇 시간씩 대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예약 페이지에 우회접속 할 수 있었던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펨코리아에는 지난 12일에도 포털 홈페이지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한 뒤 나온 링크로 접속하면 대기열 없이도 55~59세 대상 백신 사전예약을 할 수 있었다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 운영에 대해 "문 잠그고 창문 열어놓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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