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출발하자마자 '대출' 브레이크(?)

  • 송고 2021.10.06 10:16
  • 수정 2022.10.19 01:49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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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권고에 한도 2억7000만원 파격 신용대출 '연소득 이내'로 제한 가닥

카뱅·케뱅도 규제 영향…중금리대출 비중 전체 35% 달성 목표도 불투명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공개한 파격 대출이 시작도 전에 제동에 걸렸다.ⓒ연합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공개한 파격 대출이 시작도 전에 제동에 걸렸다.ⓒ연합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출범하면서 공개한 파격 대출이 시작도 전에 제동에 걸렸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바짝 조여지면서 시중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들도 속속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물론 최근 공격적 대출 의지를 보인 케이뱅크도 대출을 줄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내놓은 파격 신용대출 상품도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받을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에 가계대출 총액을 연말까지 5000억원으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토스뱅크는 당초 계획했던 2억7000만원의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리는 현재 시중은행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2.7%대 그대로 유지된다.


토스뱅크도 출범 당일 대출 한도 제한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가 토스뱅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토스뱅크 역시 시중은행으로서 다른 은행들과 동일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적 방향에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조여진 은행권 대출 환경에서 토스뱅크가 대출 난민의 피난처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4%대 수준으로 올라섰고, 최대한도도 쪼그라들어 억 단위 대출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외 없는 대출 규제 정책에 토스뱅크의 파격 대출 효과도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규제 효과가 짙어지면서 토스뱅크가 공언했던 연내 중금리대출 비중 34.9% 목표치 달성 계획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현재 고신용 대출까지 줄여가며 중금리 대출을 늘리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8월말 기준 10% 초반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토스뱅크가 연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3개월 뿐인데다, 대출 규제까지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토스뱅크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해당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제 출범하는 은행인 만큼 제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비중 조절에 유리한 점도 있다"고 했다.


다만 대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중신용대출 비중을 10.6%에서 12.4%로 2%포인트 남짓 끌어올리는 데 그치면서 당국과 약속한 20.8%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대출 규제 상황은 다른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대출을 조이는 가운데서도 공격적 대출을 단행했던 케이뱅크도 한도 제한을 결정했다.


케이뱅크는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와 중신용대출 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도 각각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했다. 이들 상품 모두 조만간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도 연말까지 신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초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기존 7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마이너스통장의 최대 한도는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각각 축소한 데 이어 추가 조치를 실행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 인터넷은행은 물론 상호금융에까지 당국의 대출 규제 의지가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라 신생 은행이라 할지라도 토스뱅크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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