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고객 넘어갈라…인터넷은행 '파킹통장' 경쟁

  • 송고 2021.10.14 10:39
  • 수정 2021.10.14 11:35
  • EBN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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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2% 통장 등장에…카뱅·케뱅 파킹통장 한도 각각 1억·3억으로 상향

투자시장 조정장에 늘어나는 대기성 자금…유동자금 수요 늘어난 것도 요인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수신상품을 들고나오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신고객 사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ebn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수신상품을 들고나오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신고객 사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ebn

토스뱅크가 파격적인 수신상품을 들고나오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수신고객 사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좋은 조건의 파킹통장으로 수시입출금 예금 고객을 빨아들이고 있었지만, 토스뱅크 출범으로 시장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증시와 코인시장에 반등과 반락 이후 수시로 반복되는 조정장에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부동자금 수요도 인터넷은행들이 파킹통장에 주목하는 이유에 무게를 더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기존에 운영 중인 파킹통장 '세이프박스'와 '플러스박스'의 조건을 대폭 상향시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2일 세이프박스의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으로 10배 상향 조정했다. 세이프박스는 카카오뱅크 계좌 잔고 가운데 일부 금액을 이체나 출금이 되지 않도록 잠가두는 일종의 '금고' 형태의 기능으로 하루만 넣어두더라도 연 0.8% 금리가 적용된다.


앞서 케이뱅크도 지난 7월 연 0.5% 금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한도를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늘린 바 있다.


파킹통장은 잠깐 차를 주차 하듯 단기간 돈을 예치해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을 말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상품들은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 상품 보다 높은 이자를 지급해 금융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인터넷은행들이 파킹통장 조건을 더 높이는 데는 지난 5일 출범한 토스뱅크가 들고 나온 파격적인 예금 상품 때문이다. 토스뱅크 통장은 만기나 최소 납입 금액 등 아무런 조건 없는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이 상품은 예금, 적금, 수시입출금 통장 등의 구분을 없애고 하나로 합쳤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고객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토스뱅크 통장은 예금 상품의 특징을 '나눠서 보관하기'로, 적금은 '잔돈 모으기'와 '목돈 모으기'로 구현했다. 통장 하나만 있으면, 필요할 때 언제든 이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여기에 이자는 연 2%로 모두 동일하며, 금액을 예치한 날로부터 일할 계산돼 매달 지급 받는다. 가장 큰 특징은 예치금 한도가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파킹통장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잠깐 넣었다 빼더라도 일반 예금과 같은 금리를 받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파킹통장은 예치금액 한도가 중요한데, 토스뱅크가 무제한 상품을 들고 나왔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파킹통장 한도를 늘린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이 파킹통장에 주목하는 것은 최근 은행권에 대기 자금이 자주 쏠리는 현상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유동성 자금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증시와 코인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기적으로 조정기가 발생하고 있다. 통상 이 시기에는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투자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단기 예치되는 대기성 자금이 늘어난다.


그리고 이런 대기성 자금은 시장 변동성이 커진 현재,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수시입출금식예금·MMDA 포함)은 754조420억원으로 8월 말보다 9조8906억원(1.3%) 증가했다. 하반기 들어 매월 2~3조원 증가하는 데 그친 요구불예금은 9월 들어 4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이 중 은행의 파킹통장 격인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시중은행 MMDA의 9월말 잔액은 117조원으로 전월보다 2.5%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파킹통장 등으로 운용되는 요구불예금은 은행 입장에서는 유동성 리스크가 크지만, 조달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수익성 개선 등 자금 활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시장 상황에 따른 대기 자금 규모가 커진 만큼 이를 맡아 놓으려는 수요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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