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맞수 롯데·신세계 대표 스위치…인재 영입 활발

  • 송고 2021.11.26 10:47
  • 수정 2021.11.26 10:50
  • EBN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 url
    복사

롯데百 대표로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GFR 대표 내정

신세계L&B 2년 전 롯데주류 출신 전문가 우창균 대표 영입

외부 전문가 영입으로 위기 타개 포석

정준호 롯데백화점사업부 대표(왼쪽)와 우창균 신세계L&B 대표 ⓒ각 사

정준호 롯데백화점사업부 대표(왼쪽)와 우창균 신세계L&B 대표 ⓒ각 사

오랜 유통 라이벌인 롯데·신세계가 대표를 맞바꾸며 외부 수혈에 나서고 있다. 과거 내부 인사를 고집했던 유통업계에서 외부 출신, 그것도 경쟁사에서 데려온 인사를 수장 자리에 앉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어 외부 출신 인사라도 인재라고 판단되면 적극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전날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를 내정했다. 정 대표는 신세계 출신으로 롯데쇼핑이 2018년 패션 사업 강화를 위해 롯데GFR을 분사하며 영입한 인물이다.


롯데 유통사업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는 백화점 업계 1위지만 점포 기준으로 보면 매출 1위는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30년 넘게 1위 자리를 수성해 오다가 지난 2017년 처음 2위로 밀린 뒤 회복을 못하고 있다.


롯데의 영원한 유통 맞수인 신세계도 외부수혈에 적극적이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 출신의 우창균 신세계L&B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우 대표는 신세계그룹에 영입되기 직전까지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마케팅 상무로 재직했다. 32년 주류업에 몸담은 전문가다.


당시 신세계가 적자상태인 주류사업의 구원투수로 우 대표를 낙점했다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신세계그룹은 2008년 신세계L&B를 설립하면서 주류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나 2019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3.0%에 그쳐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혜로 적자를 냈던 신세계L&B의 수익성은 개선된 지표를 받아들었다.


과거 유통업계에선 경쟁사 인재 수혈이 드문 일이었지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생존전략을 짜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롯데, 신세계라는 전통의 유통라이벌 구도라 순혈주의만으로도 사업 운영이 가능했지만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인재 영입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며 "이제는 능력있고 경험이 많다면 경쟁사 인력이라도 적극 포용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