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다시 빗장…항공업계 “이대로는 공멸”

  • 송고 2021.11.29 14:00
  • 수정 2022.10.20 21:43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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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자본잠식 해소 한 달 만에 변이 바이러스

유럽은 다시 빗장…홍콩에서는 변이 확진자

ⓒI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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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직면한 국내 항공업계 재무 상태가 다시 악화할 지 주목된다. 대형 항공사들의 주력 노선인 유럽은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가 오가는 동남아는 아직 국경을 개방 중이나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는 방역 태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항공업계 업황 회복은 다시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항공업계는 신규 노선을 뚫기 보단 현재 운항 중인 노선에서의 증편을 택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유상증자로 겨우 숨통을 텄지만, 본업인 여객에서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다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 노심초사 중이다.


외부수혈로 임시방편…여객 회복은 묘연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 저비용 항공사(LCC) 3곳은 유상증자로 겨우 자본잠식을 벗어났다. 가장 먼저 유상증자를 한 에어부산은 2271억원을 확보해 자본잠식률을 -117%로 낮췄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각각 2066억원, 1238억원을 조달해 -44%, -170%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비상장 LCC인 플라이강원은 올해 9월 총 150억원의 유상증자 납입을 마쳤다.


LCC들은 올해 상반기에만해도 완전자본잠식 될 공산이 컸다. 완전자본잠식이 되면 상장사의 경우 주식시장에서 퇴출 처리된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도 관리종목에 편압돼 거래정지 수순을 밟을 수 있다. 항공사의 경우 2년 이상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면 면허까지 취소된다.


대형 항공사(FSC)도 하반기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해 재무 상태를 개선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700억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외부 요인으로 자본잠식에 들어서면서 대한항공에서의 남은 인수대금 8000억원을 납입을 기다리고 있다.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으로 빨간불은 끈 지 불과 한 달 만에 변이 바이러스 변수를 직면했다. 여객이 회복하지 못하면 자본잠식률은 언제든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유럽에서는 국경을 다시 막고 있다. 아직은 아프리카에서 들어오는 항공기만 제한하는 수준이나, 확산 정도에 따라 아시아발 항공기도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동남아시아는 입국 조치를 변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최근 "오미크론이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약 국가에 확산되면 일단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할 방침"이라고 거론한 터라 항공업계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의 취항지 중에서는 홍콩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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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취항 대신 증편


연말 수혜를 기대했던 항공사들은 취항 일정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내달 1일 재개하려고 했던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같은달 15일로 연기했다. 에어부산은 연내 부산~사이판 운항을 준비 중이나 바이러스 확산과 현지 사정에 따라 운항 시점을 조정하기로 했다.


다른 항공사들은 신규 취항 대신 기존 운항만 증편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39개국에서 지난 달보다 운행횟수를 7회 늘려 141회 운항할 예정이다. 뉴욕주 3회, 괌 2회, 오사카 1회, 몽골 울란바토르가 1회 증편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싱가포르, 오사카, 후쿠오카, 시드니 운항을 늘리며 진에어는 오사카, 방콕 운항을 확대한다.


항공사들은 항공권 예약 취소 문의가 쇄도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주말이 지났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한 예약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객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항공사 재무 건정성 악화에 대한 압박은 계속되는 실정이다. 올해 3분기에 상장 LCC들은 1년 전보다 17.3% 확대한 22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FSC들은 여객에서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사전예약도 많이 받아놓은 상태인데, 오미크론이 다시 항공과 관광업계를 위축시키면 그 피해가 너무 클 것"이라며 "오미크론이 아시아권역까지 넘어오면 국제선 운영 자체가 다시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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