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라도 벌자”…LCC, 화물운송 1년새 6배 ↑

  • 송고 2021.12.13 11:07
  • 수정 2022.10.21 11:53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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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매출에서 화물 비중 3~6배 상승

국내·외 운항편 1년 전보다 200편 증가

"흑자 기대 안해도 고정비 충당 목적"

신생LCC들도 화물 사업 투자 속도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연합뉴스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1년 만에 화물 사업 비중을 최대 6배까지 늘렸다. 이번 팬데믹으로 여객이 무너지자 뒤늦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앞서 화물 비중을 키워뒀던 대형 항공사들이 이런 악재를 버텨내는 것을 보면서 LCC들이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총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0.6%에서 올해 3분기 3.9%로 6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0.7%에서 2.2%로 3배 늘었다. 진에어는 2.8%에서 1.6%로 줄었지만 2019년보다는 3배 확대했다.


화물 수송 규모로만 보면 제주항공이 1년 만에 500톤 이상으로 가장 많이 커졌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수송량은 100~200톤 감소했다. 이 기간 국내 화물 수송량은 300톤 가까이 늘었지만, 국제 화물 수송이 100~450톤 줄어든 영향이다.


총 매출에서 화물 비중이 1%를 넘어선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국토부로부터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운송 계획을 인가받으면서 화물 수송량을 차차 늘린 결과다. 통상 LCC들은 여객기를 띄우는 빈도에 따라 화물 수송량이 변화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LCC 국내·외 운항편은 항공사별로 200~400편 증가했다.


다만 LCC 화물 실적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흑자를 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공항사용료 등 고정비를 일부 충당할 정도의 수익은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 제주항공은 약 40억원, 진에어는 약 26억원, 티웨이항공은 약 56억원의 매출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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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실적이 회복한 이후에도 LCC들은 화물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로 버텨내는 것을 보고 LCC들도 사업 다각화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됐다"며 "당장 화물로 흑자를 내려는 것은 아니지만, 유류할증료나 공항사용료 등 비용을 충당할 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LCC들은 연말 들어 화물 수송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다. 제주항공은 국내 시장을 겨냥했다. 이달부터 제주~대구 노선에서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수송한다. 제주항공은 보름 만에 지난달 화물 수송량의 70%를 실어 날랐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도 각각 66%, 73%의 화물 실적을 채웠다.


신생LCC들도 화물 사업에 뛰어 들었다. 플라이강원은 현재 국내·국제 화물운송면허 취득을 위한 사업계획변경인가 신청을 국토부에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승인이 나면 2년간 여객기 화물칸으로 화물 수송을 하다 향후 화물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가칭 플라이강원 카고(Cargo)도 설립할 구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첫 국제선 운항을 인천~싱가포르 화물 운송으로 도전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중형기의 넉넉한 여객기 화물칸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항공화물서비스 업체인 ECS그룹과 국제선 화물 총판 계약(GSA)을 체결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의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화물 수송량은 2027년까지 연평균 4.3%로 커진다. 이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규모가 가장 크며, 향후 연평균 8%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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