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은행 횡령 원인, 내부통제 기능 미작동"

  • 송고 2022.07.26 14:40
  • 수정 2022.07.26 14:40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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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공문·통장·문서·직인날인·출자전환주식 관리 등 미흡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사옥. ⓒEBN

서울 여의도 소재 금융감독원 사옥. ⓒEBN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 횡령의 원인으로 내부통제 기능 미작동을 꼽았다.


26일 금감원은 서울 여의도 소재 금감원에서 '우리은행 횡령사고에 대한 검사결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4월 2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와 관련해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8년간 8회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주도면밀한 범죄행위가 주된 원인이지만, 사고를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은행의 내부통제 기능이 미흡한 것도 원인으로 판단한다"며 "사고자는 직인, 비밀번호를 도용하거나 각종 공·사문서를 수차례 위조해 횡령에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자의 동일부서 장기근무 및 무단결근, 관련 대내외문서의 등록, 관리 부실 등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절차가 미흡했다"고 부연했다.


향후 조치와 관련해 금감원은 "향후 사고자,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 및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밀한 법률검토를 거쳐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향후 이런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위가 함께 금융권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내부통제 미비는 크게 ▲인사관리 ▲공문관리 ▲통장, 직인관리 ▲문서관리 ▲직인날인 관리 ▲출자전환주식 관리 ▲자점감사 ▲이상거래 모니터링 등에서 발생했다.


횡령을 한 직원은 10년 이상 동일 부서에서 동일 업체를 담당했다. 해당 직원은 횡령 발생 기간 명령휴가 대상에 한 번도 선정되지 않았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11월까지는 파견 허위보고 후 무단결근을 진행했다.


은행의 대외 수발신공문에 대한 내부공람과 전산등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자의 대외 수발신공문은폐, 위조가 가능했던 원인으로 작용했다.


통장, 직인관리자가 분리돼 있지 않아 사고자가 통장과 직인을 모두 관리했다. 이에 사고자는 정식결재 없이 직인을 도용해 예금을 횡령했다.


사고자는 8차례 횡령중 4번은 결재를 받았고, 모두 전자결재가 아닌 수기결재문서를 이용했다. 전산등록을 하지 않아 결재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한 결재전 사전확인이나 사후점검이 이뤄지지 못했다.


출금전표 및 대외발송공문의 내용은 결재문서 내용과 상이함에도 불구, 직인이 그대로 날인돼 횡령사고가 발견되지 않았다.


출자전환주식 출고신청자 및 결재 OTP관리자가 분리되지 않고 사고자가 동시에 담당해 무단인출이 가능했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출자전환 주식의 실재 여부, 대우일렉 매각 몰취계약금이 예치된 은행 자행명의 통장 잔액의 변동사항 등과 관련된 자점감사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본부부서 자행명의 통장의 거액 입출금 거래가 이상거래 발견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조기 적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횡령은 우리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던 A사 출자 전환주식 42만9493주, 당시 시가 23억5000만원을 무단 인출하면서 발생했다. 같은해 11월에는 무단인출 주식을 재입고하는 방식으로 횡령 사실을 은폐했다.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우러까지는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해 관리중이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514억5000만원을 총 3회에 걸쳐 횡령했다. 일자별로 보면 2012년 10월 173억3000만원, 2015년 9월 148억1000만원, 2018년 6월 293억1000만원 등이다.


2014년 8월부터 2020년 6월까지는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해 관리중이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 매각 계약금 등 59억3000만원을 총 4회에 걸쳐 횡령했다. 일자별 횡령 금액은 2014년 8월 56억원, 2017년 1월 8000만원, 2017년 11월 1억6000만원, 2020년 6월 9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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