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열 벤처기업 투자의신 대표
2년 전 아파트값 하락 예고
"부동산 2년 정도 관망 필요…영끌하면 '호구'"
"'서울 불패'요? 그런 근거없는 얘기들은 부동산 흐름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부동산 분위기 띄워서 부동산 팔아 먹으려는 부동산업자들의 감언이설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현혹되지 마세요."
부동산 벤처기업 투자의신 허준열(50) 대표는 집값 하락에 대해 점쳤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을 믿지말라고 충고한다. 과거 '무조건 매매하고 고점일 때 집을 사라'고 부추겼던 유튜버들이 최근 돌연 집값이 빠진다는 영상을 올려 과거 주장을 번복하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이들이 '유튜버로 위장한 부동산업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허 대표는 이미 2년 전인 2019년 말 아파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2차례 언론 칼럼을 통해 '국내 아파트 가격은 반복적인 폭등과 폭락을 통해 결정돼 왔으며 특히 미국 경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왔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아파트값 폭락의 근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을 예로 들었다. 2019년 예측됐던 금리인상발 금융 위기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빗겨갔지만 올해 전망이 적중한 모양새다.
미국 연준은 3번째 금리인상에 이어 오는 3일(새벽) 4번째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0.75% 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허 대표가 미국 금리인상발 국내 집값 하락을 관측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국내 부동산 사이클과 미국 금리인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허 대표는 "대한민국 아파트 시장은 항상 사이클이란게 존재한다"며 "아파트 가격 하락이 있으면 반드시 상승이 있고 상승이 있으면 다시 하락이 있는데 그 기간은 보통 7년에서 10년 주기로 보면 된다"고 정의했다.
이어 "대한민국 부동산 가격은 일정한 기간 차이를 두고 폭락과 폭등, 반복적인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결과적으로는 외환위기나 세계경제 호황으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결정돼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2017년부터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가 이어졌다.
그렇다면 새 정부인 윤석열 정권이 집값 안정을 외치며 집값을 내리고 있는 올해 아파트를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수많은 실수요자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심플한 답변을 내놨다. 수요가 없을수록 공급도 함께 늘어나 집값은 더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이 폭락하는 시점이 집을 매수하는 타이밍이라고 했다.
허 대표는 "만약 주택을 구입하게 된다면 대략 2년 정도 관망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주택가격은 빠진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이러한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어야 최저점에서 구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 위치한 사옥에서 허 대표를 만났다.
Q. 지금 아파트 사면 폭망인가?
A. "우리나라 시중 은행에서 금리인상을 함으로써 지금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지급 정지로 건설사조차 부도설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사 자금 압박은 아파트 공사 중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관망하는 게 유리하다."
Q. 아파트값 언제까지 폭락할까? 상승 시기는?
A. "아파트 가격은 일시적인 폭락이 아닌 2년 전후 정도로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 물론 여러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단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상승 시기는 시그널이 온다. 은행금리 인하, 미국경기 활성화, 소비증가,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동산 가격은 살아난다."
Q. 미국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후폭풍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A. "미국 금리인상은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과 아주 밀접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금리가 올라간다. 이번엔 미국에서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해 우리나라 역시 금리인상을 했다. 이는 곧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레고랜드 사태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가져다 줬다."
Q. 부동산 유튜버 믿지 말라고 주장한다?
A. "사람들은 인기 유튜버가 부동산 전문가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들은 유튜버일 뿐이지 전문가가 아니다. 일부 유튜버는 구독자에게 부동산을 쉽고 재밌게 설명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10만, 100만 대형 유튜버들을 포함해서 상업적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지금 주택을 사지 않으면 마치 큰일 날것처럼, 또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리는 분위기를 조성해 그들에게 부동산을 파는 경우도 많다. 또는 구독자 증가를 위해 자극적인 썸네일과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로 구독자를 혼란시키는 경우가 아주 많다. 부동산은 정확한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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