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中 방역 지침 유지…항공업계 기대감 '뚝'

  • 송고 2023.01.28 07:00
  • 수정 2023.01.28 07:00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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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중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 2월 28일까지 연장"

"성수기 끝나면 여행객 수요 줄 것"…중국발 방역 조치 완화가 '키'


대한항공 여객기.ⓒ대한항공

대한항공 여객기.ⓒ대한항공

정부가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여객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유지하기로 하자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일본 및 동남아 노선 고객 수요가 현재 항공사의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중국발 노선 운항이 늦어질수록 업계의 수익성 개선 전략은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중국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오는 2월 28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지난 2일부터 중국 내 공관에서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 목적을 제외한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 여행객의 출입국이 어려워지자 결국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을 준비하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는 중국 노선 증편 계획을 철회했다.


방역 강화 조치 3주차에 들어서자 중국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정점을 찍고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중환자 수가 지난 4일 12만8000명을 정점으로 지난 23일 3만6000명까지 약 7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중국 춘절 연휴(21~27일) 기간 동안 인구 이동이 급증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든 것이다.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이전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여객을 실어 나르며 항공사 매출을 견인했다. 한국항공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체 여객(9038만5640명) 중 약 20%가 중국 노선 이용객(1843만3760명)이다. 이후 2021년 국외 노선에서 중국 노선 이용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로 줄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소식에 업계는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방역 강화 보복 조치에도 정부가 이달 말까지 예고했던 단기 비자 제한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번 연장 조치로 업계의 리오프닝 기대감은 사그라들 전망이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 당국의 통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라면서 "정치·외교 문제도 얽혀 있어 단번에 방역 조치를 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일본·동남아 노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상황"이라며 "기존 중국 노선 운항 횟수가 적기 때문에 현재는 실적에 영향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오는 2분기 이후다. 통상적으로 항공업계의 성수기는 1·3분기다. 1분기는 방학, 계절적 효과 및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객 증가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경기 부진 및 여행 수요 감소로 실적 개선 속도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항공업계 실적 개선의 키는 중국 방역 완화 조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김성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베이징무역관은 "시장은 올 2분기 정점이 지나고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에 들어서면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면서 "우리 기업들은 이런 시장 변화에 맞춰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형항공사(FSC)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국내 항공사 입장에서 중요한 노선"이라면서 "중국 노선 운항 재개를 위해 관계부처와 지속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본 또한 "그전에라도 상황이 호전되는 경우 비자 발급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방역 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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