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아파트 경매 증가 이유…'영끌족' 눈물의 땡처리

  • 송고 2023.02.10 14:26
  • 수정 2023.02.10 14:30
  • EBN 김창권 기자 (kimck261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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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매 평균응찰자 수는 3.6명,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 상승세

부동산 거래 절벽에 세입자 못 구한 전세매물도 경매시장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입구가 법정 입장을 앞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입구가 법정 입장을 앞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침체가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매로 올라온 부동산 물건들이 늘어나면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6622건으로 전월(5897건) 대비 12.2% 증가한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임의경매에 들어온 부동산 물건에 대한 등기 말소가 완료된 건 수가 합쳐진 수치다.


임의경매란 채무자가 대출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하면 근저당권 또는 전세권 등의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해 담보로 받은 물건을 경매로 매각한 다음 매각대금을 회수하는 법적절차다. 일반적으로 임의경매 집행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진행되는데 강제경매와 다르게 재판 없이 법원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이처럼 경매 물건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인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3년 1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적으로 경매 입찰에 나선 평균응찰자 수는 3.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평균응찰자 수는 3.1명으로 1년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12월에 3.3명으로 늘어난 후 지속적으로 응찰자 수가 늘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이 평균 6명, 세종이 5.8명, 인천 5.5명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매 물건 가운데 아파트 매물에 관심을 보이면서 수도권 위주의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아파트 매물에 입찰한 평균 응찰자 수는 10.9명에 달했으며, 인천은 8.3명, 서울은 5.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경기 용인시 한 아파트(전용 60㎡)는 응찰자가 76명에 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1월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은데 이어 노후계획도시에 대한 안전진단 기준 완화 조치 등으로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자 수 차례 유찰되던 매물에 관심을 보이면서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1월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9732건으로 전월(9479건) 대비 253건이 증가했다. 이를 아파트로 한정하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736건으로 이 중 634건이 낙찰돼 낙찰률은 36.5%로 전월(27.5%) 대비 9.0%p 상승했다.


향후에도 임의경매 진행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지난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09~8.11% 수준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기침체와 거래절벽의 영향으로 주택 처분도 할 수 없게 된 물건들이 상반기 중에 풀릴 수 있어서다.


여기에 부동산 활황기였던 지난 2021년 일명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등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대거 매입했지만, 전세 만료에도 다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경매 시장으로 나오는 물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매에 물건이 많이 풀리더라도 낙찰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급매가 나오고 있는 만큼 다른 메리트 있거나 가격 경쟁력이 있는 물건에만 응찰자들이 몰릴 수 있어서다.


실제 경매 시장에서 주거시설(아파트·단독주택 등)에 대한 거래가 이뤄진 낙찰 건의 경우 평균 2~3회 유찰되며 감정가 대비 74% 수준에 그치면서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2021년에는 집값이 급등하자 부동산 시장도 활황기를 이어가면서 경매 시장에서도 신고가가 나올 정도로 매물만 괜찮으면 경쟁이 치열했다”며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으로 매물의 가격이 높으면 인기가 없어 최소 2번 정도 유찰돼 가격이 떨어져야 입찰에 나서고 있어 낙찰가율이 높아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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