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CEO 진단]삼성重 정진택, ‘만년 적자’ 꼬리표 떼고 연임 청신호?

  • 송고 2023.11.15 15:44
  • 수정 2023.11.15 15:44
  • EBN 천진영 기자 (cj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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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택 사장 2020년 말 삼성重 선장으로

경영 정상화 최우선 과제·재무 개선 작업

‘23년 흑자전환’ 공언 후 선별수주 전략

최성안 부회장 투톱 체제 후 시너지 강화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제공=삼성중공업]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9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의 연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43억원이다. 지난 1분기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2개 분기 만에 흑자 결실을 맺은 뒤 2분기 589억원, 3분기 759억원으로 매분기 이익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연초 제시했던 연간 영업이익 가이던스(2000억원)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삼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2356억원이다. 전년 8544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수주 목표 달성도 유력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26척, 66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95억달러)의 69%를 채웠다.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7척, 컨테이너선 16척, 원유운반선 2척,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1척 등이다. 연내 카타르 LNG운반선 2차 물량, 대형 FLNG 1기 등을 고려하면 수주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변화는 2020년 말 정진택 사장이 삼성중공업 지휘봉을 잡은 뒤 체질개선 노력을 거듭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진택 사장은 설계, 영업, 생산, 경영지원 분야를 두루 거친 조선 전문가다. 그는 1984년 삼성중공업 입사 후 영업팀장, 리스크관리팀장, 기술개발본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조선소장을 맡아왔다. 같은 해 초 부사장 직함을 달았으며, 약 1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중공업 선장이 된 정진택 사장은 원가 개선을 통해 삼성중공업을 저(低)비용·고(高)효율 조선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각오를 내걸었다. 당시 정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경영 정상화였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대규모 손실을 지속하며 6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진 상태였다. 2020년 한 해 영업손실 규모만 1조541억원으로 집계되며, 당해 수주액은 목표치의 65%에 그치면서 영업 실적도 부진했다.


정진택 사장은 취임 2개월 만에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21년 6월 해당 안건을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 사장은 ‘2023년 흑자 전환’ 약속을 분명히 했다. 이후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을 비롯, 고정비 감축과 신규 수주 확대에도 적극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정진택 사장 취임 이후부터 고부가가치 중심의 선별 수주에 집중했다. 특히 IMO(국제해사기구)의 친환경 선박 규제 강화 흐름이 맞물리면서 신규 수주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21년 80척, 122억달러 규모를 수주했고 이듬해 49척, 94억달러의 사업을 따냈다. 2년 연속 연간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2021년부터 이어진 탄탄한 수주 실적과 선가 회복, 원자재 가격 인상 영향으로 올해 1분기(196억원)에는 22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정진택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던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최성안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이루면서 실적 성장 속도에도 탄력이 붙었다. 최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플랜트사업1본부장, 화공사업본부장,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작년 말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중공업 부회장으로 부임했다.


최성안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쌓은 에너지 플랜트 분야 전문성을 기반으로 미래 기술과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정진택 사장은 기존 조선 부문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연초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2000억원,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8조원으로 제시했다. 경영 목표 달성 시 2014년 이후 9년 만에 흑자 전환 결실을 맺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정진택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 사장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영업손실(누적손실 6조4196억원)을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내년에는 수주호조에 따른 조업물량 증가와 건조선가 상승, 해양플랜트 매출증가 등으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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