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 조선 기자재 실적 반등···올해 볕든다

  • 송고 2024.01.15 15:01
  • 수정 2024.01.16 06:41
  • EBN 천진영 기자 (cj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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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호황, 실제 수익으로 반영 본격화
환경 규제 강화·공급자 우위 환경 조성
조선업 슈퍼사이클 힘입어 기세 장기화

HSD엔진의 선박용 대형엔진. [제공=HSD엔진]

HSD엔진의 선박용 대형엔진. [제공=HSD엔진]

<이 기사는 2024년 1월 15일 15:01 유료로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 기자재업계의 낙수효과가 본격화된다.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환경 규제 강화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업체는 기세를 몰아 실적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HSD엔진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224억원이다. 전년(-295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HSD엔진은 지난 2021~2022회계연도 누적 69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14.9% 늘어난 878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부터 시작된 오랜 조선업 불황을 지나 수주 계약이 실제 재무에 수익으로 잡히는 시기가 본격 도래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통상 조선업체가 선박을 수주한 시점부터 엔진 발주까지 3~9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또 엔진 수주 후 설계, 제관, 가공, 조립 등 최종 출하에도 다시 18개월이 소요된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업황 부진으로 조선 기자재업체들의 수주 실적은 부진했다. 여기에 조선소들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저가 수주에 나서면서 엔진의 수익성도 극도로 낮았다. HSD엔진은 2021년 선박 엔진을 대거 수주하면서 이듬해부터 적자폭 감소 등 실적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HSD엔진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조8469억원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21.2% 늘어났다.


선박용 엔진과 기자재를 생산하는 STX중공업은 작년 매출 2471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7.8%, 76.3% 증가한 수치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1661억원,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간보다 49.7% 늘었고, 영업이익은 171.7%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선박엔진 수주시장이 회복된 영향으로, STX중공업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점차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노후 선박의 증가는 신규 선박 발주 확대로 이어져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서도 STX중공업의 일찌감치 수주 소식을 전했다. 지난 4일 케이조선과 419억원 규모의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지난 2022년 매출액 대비 23.4%에 해당한다.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화물창의 보냉재를 만드는 한국카본은 지난해 매출 5285억원, 영업이익 283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은 전년보다 43.1% 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9% 증가한 규모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한국카본의 수주잔고는 16억3140만달러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간 대비 39.8%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과 친환경 선박 수주 증가로 4년치에 가까운 일감을 확보한 데다, 2021년 이후 고가 수주 선박 인도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에 가동 및 납기 준수를 위한 사외 제작 물량의 생산 능력도 더욱 중요해지는 실정이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조선사에 부품·설비 등을 공급하는 이들 조선기자재 업체도 낙수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MO(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고가선 수주 증대, 이전 호황기의 신조선박 교체 시기 도래, 2010~2019년 침체기 다수 조선사의 도산 등 2020년 이후 공급자 우위의 호황기가 다시 찾아오고 있다”며 “업황 뿐 아니라 친환경 트렌드도 기회 확대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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