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행렬’ STX중공업, 신규 확대…수익성 탄력 붙는다

  • 송고 2024.02.19 14:18
  • 수정 2024.02.19 14:19
  • EBN 천진영 기자 (cjy@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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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익 58% 증가한 179억

원가 경쟁력 확보로 수익성 개선

친환경 엔진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

STX중공업이 생산한 선박엔진(98MC-C) [제공=STX중공업]

STX중공업이 생산한 선박엔진(98MC-C) [제공=STX중공업]

STX중공업이 부활의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수주 곳간을 채운 데 이어 연초부터 새 일감을 따내면서 실적 회복세에도 추진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연결기준 STX중공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450억원, 1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6.6%, 58.0%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23.7% 급증한 316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2년 6.3%에서 작년 7.3%로 1.0%포인트(p) 개선됐다. 작년 1분기 0.1%에 불과했던 영업이익률은 2분기부터 7%대를 기록하며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성적은 선박 엔진 및 부품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원가 경쟁력 확보로 수익성이 증가했고,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냈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 789억원, 5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28.7% 증가한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0.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전분기보다 2.0%p 하락했지만, 선방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완성조선업체들이 작년 4분기에 대부분 큰 폭 매출액 증가를 보였는데 이와 움직임을 같이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연말 기말환율 하락, 일회성 인건비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7.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위축됐던 조선업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조선 기자재업계의 낙수효과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환경 규제 강화와 노후 선박의 증가는 선박 발주 확대로 이어져 신규 수익원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STX중공업이 작년 4분기부터 현재까지 체결한 선박엔진 공급계약 규모는 총 1851억원이다. 이는 작년 연간 매출액의 75.6%에 달하는 금액이다. 중국 조선소로부터 수주한 4건의 계약과 국내 케이조선과의 수주 2건을 포함해 총 6건이다.


선박용 저속 디젤엔진을 비롯해 이중연료(DF·Dual Fuel) 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부문에서 기술력을 고루 갖춘 선박용 엔진 생산기업이다. 다양한 규격의 엔진 기술을 확보한 만큼 친환경 엔진에 대한 고객 수요를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의 핵심인 엔진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드마켓은 오는 2027년 세계 선박용 엔진 시장 규모가 133억달러(약 1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소는 선박 계약 시 선주에게 엔진의 스펙을 제시하고 계약을 한다. 이후 해당 스펙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가지고 있는 엔진기업과 계약을 하는 수순이다. 최근 2년간 중국 조선소들이 이중연료 추진엔진으로 계약을 많이 하게 됐는 데, 기술격차로 인해 한국 엔진메이커를 찾는 횟수가 높아지는 추세다.


엄경아 연구원은 “올해 들어 조선업체들의 상선수주는 LPG/암모니아 운반선으로 몰리고 있다. LPG 추진엔진 제조에 두각을 드러내는 STX중공업의 수주 후보군이 두터워지는 중”이라며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24.8%, 55.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HD현대그룹과의 시너지도 실적 기대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재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추후 설비 증설 등 구체적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엔진부문 설비 가동률의 경우 지난 2022년 24%에 불과하지만 상승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작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TX중공업 인수 시너지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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