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없어요”...건설업 일용직 취업자 역대급 ‘최저’

  • 송고 2024.03.18 10:30
  • 수정 2024.03.18 11:10
  • EBN 이병우 기자 (news725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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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용직 취업자 수 전년 동기 比 16.79%↓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 20년 만에 13.3세 높아져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공사 현장. [제공=연합]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공사 현장. [제공=연합]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현장 급감으로 일용직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현장의 개수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 같다. 수익도 반토막 났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임금근로자 중 일용직 취업자는 87만7000명으로, 전년(105만4000명) 동기 대비 17만7000명(16.79%)이 감소했다.


일용직 근로자란 고용계약 기간이 한 달 미만이거나 일당제로 돈을 받고 일하는 취업자를 뜻한다.


일용직 취업자 수가 90만명을 밑돈 것은 1984년 2월(86만9000명) 이후 40년 만이며, 일용직 근로자는 작년 4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작년 7월(98만4000명)을 제외하고 매달 100만명대를 유지해 온 일용직 취업자 수가 올해는 두 달(1~2월) 연속 100만명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기록적인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까지 겹치면서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일용직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실제 일용직 일자리 한파는 작년부터 본격화됐다. 작년 월평균 일용직 취업자 수는 104만2000명으로 1970년(101만8000명)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일용직은 산업별로는 주로 건설업에서, 연령별로는 50대를 중심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현장이 감소하고 인력이 급감하기 시작하자,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관계자들은 매우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있다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설상가상으로 청년들이 건설현장을 기피하게 됨에 따라 인력을 구하는 데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며, 중장년층들의 유입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라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실제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건설기술인 동향 브리핑’ 자료를 보면 2004년 37.5세였던 건설기술인 평균 연령은 작년 3분기 기준 50.8세로 크게 증가했다. 청년층의 건설산업 유입이 점차 줄어들면서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이 급격히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3분기 기준 50대와 60대의 건설기술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7%(2만4035명), 11.8%(2만6000명)씩 증가했다. 반면 30대와 40대는 각각 0.6%(698명), 2.6%(7443명) 줄었다.


더욱이 20~30대 건설기술인 비중은 작년 3분기 기준 16.0%에 그쳤다. 2004년 63.8%였던 것과 비교하면 20여년 새 47.8%나 급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인력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EBN에 “부동산 활황기 시절이라 불리는 2021~20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업을 영위해 나갔다”며 “신문·뉴스 등에서 ‘건설업계가 녹록지 못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던 데, 이젠 이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 같아 착잡하다”고 얘기했다.


이어 “작년 한 해를 돌아보면 인력을 찾는 건설현장의 수가 전년 보다 약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올해는 2~3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올해 상황도 좋을 것 같지는 않아 보여 답답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인력사무소장 B씨는 “인력사무소를 찾는 주된 연령층이 청년에서 중장년으로 바뀌고 있다”며 “건설업 현장을 꺼리는 청년층이 늘어나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건설현장 등에선 중장년층보단 청년층을 선호하는 데, 이처럼 청년층의 발길이 줄게 되면 이 사업을 운영하는 것 또한 (인력 부족 등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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