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 국제비행 시작, 진짜 항공업계 도움되나

  • 송고 2020.12.09 10:37
  • 수정 2020.12.09 10:42
  • EBN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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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노선 아닌 특별선 운항 개념…매달 운항 일정 조정

토요일 오전 10시 이후 이륙으로 수요 몰려…가격경쟁↑

싱가포르, 유사 상품 개발 고심…이외 각국은 미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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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지 없이 외국 영공을 통과하고 돌아오는 국제관광비행이 대만에 이어 국내 항공업계에서도 시작됐다. 이달부터 1년 간 시행되는 이번 비행이 얼어붙은 항공업계에 단비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이벤트성에 그쳐 수익 창출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이달 중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실시한다.


첫 타자인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은 각각 일본 마야자키, 후쿠오카 상공을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총 2시간 내외의 여정을 오는 12일 시작한다.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음에도 고객들의 호응은 높다. 제주항공이 편성한 7번의 비행편 좌석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됐으며 아시아나항공 비행편도 남은 좌석이 일부에 그칠 정도로 판매율이 높다. 양사는 이번 운항을 토대로 추후 비행 일정을 추가할 계획이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국제선 운항은 물론 면세품 판매도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외국 영공을 거치기 때문에 면세 혜택은 일반 해외여행자와 같은 1인당 기본 600달러에 주류 1병(1ℓ, 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가 적용된다.


정부가 허가한 1년간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꾸준한 수요를 보일 전망이다. 앞서 지난 9~10월 국내 항공사들이 출시한 국내선 관광비행 상품이 탑승률 80%를 넘길 정도로 매번 판매 실적이 좋아 이번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도 내년 하반기까지 순항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 'A380 한반도 일주 비행' 항공기에 탑승한 한 가족이 이륙 후 기내식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공항사진기자단

아시아나항공 'A380 한반도 일주 비행' 항공기에 탑승한 한 가족이 이륙 후 기내식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공항사진기자단

다만, 높은 기대와 달리 항공업계는 이번 비행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정기 노선이 아닌 이벤트성 상품인만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1개월에 1회 운항하게 될지 5회 운항하게 될지도 정해진 게 없다"며 "면세업계가 어려워 출시한 상품이기 때문에 항공사보다는 면세점들이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만에서도 제주도와 일본 류큐섬 상공을 경유해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비행을 시행했지만 한시적 운항에 그쳤다. 높은 탑승률에도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로 비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운항 편성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몰리는 점도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다. 가뜩이나 운항 경로도 일본으로 몰리는 마당에 운항 시간대마저 토요일로 쏠리다보니 추후 항공사간 가격경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진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평일 수요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때문에 항공사들도 주말이나 공휴일로 스케줄을 잡아야 하는데, 문제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판매하는 항공사들이 죄다 토요일 10~14시 출발로 집약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항공이 유사 상품 개발을 고심 중이지만 미국, 베트남 등의 기반 항공사들은 해당 상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일본 ANA(전일본공수)와 호주 콴타스항공은 각국의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권을 판매했을뿐 외국 상공을 운항하는 여정은 내놓고있지 않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항공법, 관세법, 입국관리법 등을 꼼꼼히 살펴야하고 또 비상상황이 아닌 이상 비행기가 해외 상공에서 회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에 특별 운항허가도 받아야 한다"며 "준비기간 대비 수익이 저조하기 때문에 해외 항공사들도 굳이 준비하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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