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도전하는 한국·넥센…승부처는 '초고성능'

  • 송고 2021.06.16 17:17
  • 수정 2021.06.16 18:07
  • EBN 김덕호 기자 (pad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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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유럽·미국·아시아 60개 대회 후원

대회 통해 브랜드 인지도 확보·개발 데이터 확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10여년 이상 모터스포츠 대회에 투자하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극한의 주행환경에서 타이어를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상품인 고성능 타이어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모터스포츠 대회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지도와 실력 등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투자인 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브랜드들은 현재 60개 이상의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하고 있거나 후원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1~4개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유럽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개최되는 대회들이다.


특히 이들 업체가 집중하고 있는 대회는 양산차 기반 투어링과 내구성 레이스다. 독일 ‘뉘른부르크링24’, 유럽 ‘TCR’을 비롯해 60여개 대회에서 벤츠 AMG, BMW M, 아우디 S, 르노 알핀, 페라리, 포르쉐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이 국내 브랜드의 타이어를 달고 경쟁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에 타이어를 제공하면서 광고 효과는 물론 혹독한 주행 환경에서 타이어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타이어업계가 대회에 투자하는 주요한 이유다.


투자에 대한 결실은 돌아오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모터스포츠에 진출한 한국타이어는 대회 실적을 통해 유럽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에 제품을 납품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


뉘른부르크24시 레이스 참가 차량ⓒ한국타이어

뉘른부르크24시 레이스 참가 차량ⓒ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여러 대륙의 다양한 레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프리미엄 타이어 벤투스(Ventus)는 내구레이스 최고봉인 '뉘른부르크링 24'를 비롯해 '24H 시리즈', 수퍼 다이큐(Super Taikyu)에서 성능을 꾸준히 검증받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레이스 ‘태국 슈퍼레이스’에서도 달리고 있다.


아우디 ‘RS’, BMW ‘M’, 벤츠 ‘AMG’, 르노 ‘메간’, 현대 ‘N’, 알파로메오 등 글로벌 최고 성능의 양산차가 경합하는 투어링카 마스터즈인 'DTM(독일)', ‘TCR(유럽)’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DTM과 슈퍼GT(일본)의 교류전 ‘슈퍼GT VS DTM’에 타이어를 공식 공급하면서 3대 글로벌 투어링카 레이스 모두에 성능을 입증하는 성과를 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레이스에서 보다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타이어 재료 조합, 제조 방식 변화에 대해 고심하게 된다”라며 “이 과정에서 뽑아낸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경쟁력 있고 앞선 성능의 제품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타 가주 레이스 참가 차량ⓒ넥센타이어

토요타 가주 레이스 참가 차량ⓒ넥센타이어

후발주자인 넥센도 모터스포츠에 투자하며 인지도 상승과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레이스 '뉘른부르크링24'에 지난 2013년부터 출전하고 있고 2019년에는 양산 타이어 '엔프라 SS01'을 장착한 포르쉐 카이맨(981)이 V5 클래스에서 준우승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넥센스피드레이싱,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토요타 가주 레이스(일본), 포뮬러 드리프트(미국)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넥센 관계자는 “모터스포츠 참가를 통해 타이어 성능을 인증하고 인지도를 동시에 올릴 수 있는 기회”라며 “‘가성비’ 이미지를 ‘고성능’으로 탈피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엑스타 레이싱팀’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하고 있다. 과거 F3, 오토GP, CTCC 등 굴지의 대회를 후원했고 F1진출도 눈앞에 뒀던 만큼 레이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업계에서 모터스포츠는 이름을 내는 것만으로도 상징성을 갖는다”라며 “연구개발, 기술 확보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기에 추후 새로운 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모터스포츠 성과는 타이어 제조사들이 기술적 우위,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리"라며 "선진국에서는 스포츠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고 대회를 통해 브랜드 신뢰의 고리를 만들기도 하는 만큼 타이어 업계의 도전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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