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불황에도 초격차 투자 이어간다

  • 송고 2023.04.28 10:57
  • 수정 2023.04.28 11:02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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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재고, 2Q 고점 터치 후 감소세 전환"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지속적인 투자 예고

1분기 R&D 6.5조원, 시설투자 10조원 투입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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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글로별 경기 침체 및 수요 둔화 등에 따른 대내외 반도체 업황 악화에도 불구, 지속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초격차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매출액 63조7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8.1%, 95.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전기 대비 각각 10%, 85% 급감한 수준이다.


실적 악화는 업황 둔화로 인한 메모리 부문 실적 악화가 대규모 전사 이익 축소로 이어진 결과다. 부문별 영업익을 보면 △반도체 적자 전환 △디스플레이 8000억원 △MX 3조9000억원 △CE 2000억원 △하만 1000억원 등을 기록했다. MX 부문 만이 전기비 132% 성장했다. 이외 디스플레이, CE, 하만 등은 각각 전기비 57%, 413%, 65%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는 지난해 본격 시작됐다. 메모리 다운사이클(침체기)가 시작돼, 지난해 3분기 5조1200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익은 4분기 27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올해 1분기에는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이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적자폭 역시 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반도체 침체기 지속에도 불구,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연구 및 개발(R&D)에 투입한 투자는 분기 사상 최대치인 6조5800억원이다. 10조7000억원의 시설투자도 집행했다. 이번 투자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 확보 집중을 위한 조치다.


적자 전환에도 불구 구형 제품은 줄이고 첨단 제품은 늘려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서다. 김재준 삼성전자 DX사업부 메모리담당 부사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장기 수요 대응에 충분한 물량을 보유한 구형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을 조정 중이다"며 "하반기 메모리 수요 회복 시까지 수요를 이끌 최첨단 제품은 조정 없이 생산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하반기 업황은 개선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진행된 고객사의 공격적인 재고 조정으로 일부 세트 재고가 2023년 1분기 피크를 치고 감소로 전환했다"며 "감산으로 인한 고객사의 주문 재개 분위기도 감지됐고, 메모리 재고 역시 2분기 고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는 데이터센터 피크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충분한 재고를 보유한 구형 제품 중심의 감산 진행과 2분기 재고 하락을 전망했는데, 2분기 D램(DRAM) 비트그로스(B/G) 가이던스가 시장 수준(10% 초반)인 상태에서 재고 하락을 언급했다는 점은 예상보다 큰 폭의 감산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2분기 재고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재고 하락과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폭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다면 업황을 바라보는 시장 관점도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업황 회복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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